한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 양수 계약을 체결한 A씨는 한 바이오 제품 제조업체가 새 양수인으로 들어온다는 정보를 미리 알게 됐다. A씨는 이 정보가 공시되기 전에 배우자 명의로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이 바이오 업체를 경영권 양수인으로 추가하는 공시가 뜨자 A씨는 그 다음 날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A씨를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혐의로 수사 기관에 통보했다.
증선위는 올해 3분기 중 A씨 사례같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18건을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개인 31명, 법인 16개사에 대해 검찰 고발·통보와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 중 검찰에 고발·통보된 개인은 20명, 법인은 11개사였다.
올해 3분기엔 A씨같은 미공개정보이용 사례뿐 아니라 시세조종, 대량보유상황 보고의무 위반 행위도 적발됐다.
가령 한 상장사의 회장 B씨와 부사장 C씨는 자신들이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시세조종을 계획했다. 보호예수 기간 해제와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으로 총 발행 주식 중 91%의 대량 매도가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총 8개의 계좌를 동원해 고가매수, 물량 소진, 허수 주문 등을 냄으로써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렸다.
증선위는 B 회장과 C 부사장을 시세조종 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적극적인 시세 상승뿐 아니라 시세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거나 고정하는 경우도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상장사의 최대주주 D씨는 대부업자에게 자기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아 대량보유상황 보고의무 위반 혐의로 수사 기관에 통보됐다. D씨는 주식 담보 대출 계약 만기 연장 실패로 인해 대부업자로부터 자신의 지분을 반대매매당한 이후에나 과거 담보 제공 사실을 보고했다. 증선위는 D씨를 대량보유상황 지연 보고 혐의, 대부업자를 미보고 혐의로 수사기관에 알렸다.
상장사의 주식을 5% 이상 갖고 있는 투자자는 주식 담보 계약 등 보유 주식에 대한 중요 사항이 바뀐 경우 5영업일 내에 이를 금융 당국이나 한국거래소에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