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허니문 기간이 끝이 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3분기 구독자가 200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쳐 같은 기간 넷플릭스가 확보한 구독자 수(440만 명)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월트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3분기(월트디즈니 회계 기준 4분기) 구독자 증가가 200만 명에 그쳐 총 구독자 수가 1억1,810만 명을 기록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분기 1,260만 명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시장의 전망치인 1억2,530만 명에는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밥 차펙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분기별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다"며 “2024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2억3,000만 명에서 2억 6,00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궤도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차펙 CEO는 지난 9월 이번 분기의 구독자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낮은 자릿수의 백만 단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같은 증가세 둔화에 월트디즈니 주가는 3,7% 하락하고 장외 거래에서도 4.6% 하락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는 나왔지만 11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디즈니플러스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구독자 증가가 어느 정도 이뤄질 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맥카트니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크리스틴 맥카트니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는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 분기에 선보이는 첫 분기가 될 것"이라며 "'미스 마블', '피노키오' 등 기대작들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헤거 에드워드 존스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는 다시 구독자 증가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디즈니플러스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이 같은 전망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해리스 앤와르 인베스팅닷컴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증가에 있어 장애물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2024년 목표치는 물론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것 자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