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14곳 중 5곳 한달만에 공모가 아래로…8월 이후 청약증거금·경쟁률도 시들

■ 힘 빠진 공모주 시장

롯데렌탈은 공모가 대비 반토막

연초보다 투자심리 위축 두드러져





한국거래소가 상장 예비 기업의 질적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데는 최근 공모주 시장의 투자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증시에 데뷔했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마저 밑도는 경우가 속출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14곳의 기업 중 상장 1개월 만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내려앉은 기업만도 5곳에 이른다. 대표적인 경우가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공모가 49만 8,000원, 시가총액 24조 4,000억 원이라는 기업가치를 책정해 고평가 논란을 빚었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10.24% 하락하며 종가가 공모가 이하인 45만 4,000원으로 내려앉았고 1개월 후의 주가 역시 44만 7,000원으로 마감하는 등 공모가 아래를 횡보하는 흐름이 긴 시간 이어졌다. 크래프톤은 이날 출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가 흥행 조짐을 보이며 11.46% 상승한 54만 원으로 마감해 지난 8월 상장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회복까지 3개월 가까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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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도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보다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을 상심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렌탈은 5만 9,000원에 공모를 했지만 1개월 뒤 주가가 4만 3,850원으로 25.68% 하락했고 현재는 3만 7,850원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 대비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이 밖에도 한컴라이프케어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케이카 등의 주가가 상장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28.69%, -8.44%, -5.6%의 변동률을 보였다.

‘공모가 부풀리기’ 등으로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 향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도 급격히 식어가는 모습이다. 실제 연초 일반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청약증거금이 각각 63조 6,000억 원, 80조 5,000억 원에 달했지만 8월 이후 청약을 진행한 크래프톤과 롯데렌탈은 청약증거금이 5조 1,000억 원, 8조 4,000억 원에 그쳤다. 기본적으로 세 자릿수를 자랑하던 청약 경쟁률 역시 8월 이후 급감해 크래프톤은 8 대 1, 케이카는 4 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6월 20일 이후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중복 청약이 금지돼 청약 경쟁률이 감소한 효과가 일부 존재했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라도 8월 이후 공모 시장은 연초 대비 확실히 위축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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