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이더'가 뭐길래…김종국 이슈에 뜬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해외 유튜버 김종국 저격에…'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관심 급증

온라인 불법 유통 많은데…불임·탈모 등 중증 부작용 유발할수도


가수 김종국이 때 아닌 '로이더'(약물로 근육을 키우는 사람) 논란에 휩싸였다. 구독자 126만 명을 보유한 캐나다의 헬스 유튜버 그렉 듀셋이 지난 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종국, 약물을 사용했을까 그렇지 않을까'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한 일이 발단이다. 김종국은 "필요하다면 391가지의 도핑 검사를 받겠다"며 약물 투약 의혹에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근육증가제'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뜨겁다.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은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다. 스테로이드는 탄소 원자 17개가 연결되어 있는 구조의 화합물을 통칭한다. 중심이 되는 연결고리에 어떤 화학 구조가 붙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세포 내 단백질 흡수를 촉진해 세포 조직, 특히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유형이 바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화학 구조가 유사해 '남성형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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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체내에서 골격근 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키고 분해는 최소화함으로써 체내 단백질 함량을 높인다. 또한 근육 주변 세포 내에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동화호르몬을 활성화한다. 운동할 때 근육 내외에 활성산소의 공급이 증가하면 이런 작용이 더욱 촉진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최만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체내에서 근육생성을 조절하는 마이오스타틴의 작용 때문에 식단과 운동만으로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그 이상으로 근육량을 키우려고 할 때 스테로이드 보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의사의 진료·처방에 따라 엄격히 사용되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국내에서 치료 목적으로 처방되는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정윤석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빈혈 환자의 치료 또는 뼈나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난드롤론’(nandrolone) 성분을 근육 내에 투여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난 2008년 허가 취하되면서 현재는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중 ‘옥시메톨론’(oxymetholone)은 아직까지 국내 처방이 가능하지만 재생불량성 빈혈 및 골수섬유증에만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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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가 '손쉽게 근육을 키워주는 약물'로 알려지면서 불법적으로 취득해 사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달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6월까지 3년 여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스테로이드를 불법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는 총 6,581건에 달한다.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 적발한 의약품 온라인 적발 총 1만6,809건 중 39.2%로 가장 비중이 높을 정도다. 특히 식약처는 지난 2019년 적발 건수가 5,026건까지 치솟자 집중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적발 건수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음성적인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오남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남성은 탈모, 고환 축소, 정자 수 감소에 따른 불임, 여성형 유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는 사람에게 남성호르몬을 외부에서 추가로 투여하면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에 의해 유지되는 체내 호르몬의 조절작용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생식 조절기능의 주요 화합물인 황체호르몬과 성선자극호르몬의 활성도 방해를 받게 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화, 수염 발달, 생리 불순이 나타날 수 있고 청소년은 갑상선기능 저하·발육부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뇌졸중, 심장마비, 간암과 같은 중증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불법 유통제품은 비위생적 환경이나 미생물에 오염된 채로 제조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사제 등으로 투여하면 피부·근육조직 괴사나 심하면 패혈증에 이르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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