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요소수 긴급조치에 현장 혼란…유통업체·운전자·주유소 모두 불만

중소업체들, 유통망 거쳐 시중판매

"주유소와 갑자기 어떻게 거래하나"

13일 서울 도봉공영차고지에서 한 마을버스 관계자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서울 도봉공영차고지에서 한 마을버스 관계자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11일 발동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놓고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 사재기를 차단하기 위해 주유소에서만 승용차는 한 대당 한 번에 최대 10ℓ, 화물차 등은 30ℓ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조치의 세부 내용이 상세하게 안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요소와 요소수를 수입·생산·판매하는 기업은 일일 실적 관련 정보를 다음날 정오까지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동했다. 이 가운데 업체들은 요소수를 주유소에서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조치에 당혹해 하고 있다. 요소수 유통시장의 상황이 전혀 반영되지 못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관련기사



요소수 시장은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대략 절반 비중으로 나눠 점하는 구조다. 대기업의 경우 자체 생산한 물량을 대형 중간 판매상에 넘기면 이 중간 판매상이 곧바로 주유소나 운수업체 등과 계약을 맺고 납품을 하지만 나머지 중소 업체들은 여러 단계의 중간 유통망을 거쳐 시중에 판매한다. 그러나 긴급수급조정조치로 인해 중소규모 업체의 경우 기존 유통망에 주유소가 없으면 판로를 새로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이에 대한 문의 및 항의 전화가 요소수 관련 신고를 받는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 등에 잇따르고 있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농산물처럼 유통 과정이 여러 단계로 돼 있어서 중간 판매상들이 기존 거래처를 놔두고 갑자기 어떻게 주유소와 거래하라는 것이냐는 항의 전화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요소와 요소수 매점매석 신고처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나눠 운영하는 것도 현장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는 사람 입장에선 다 똑같은 신고센터 같은데 막상 전화해보면 다른 부처 담당이라고 안내한다”면서 "속 터지는데 또 전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업체뿐만 아니라 운전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개인 화물차 운전자들이 많이 가입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주유를 일정액 이상 하지 않으면 요소수를 판매하지 않는다거나 단골에게만 공급하는 등 일부 주유소들이 요소수 판매를 내세워 갑질을 하는 사례에 대한 불만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선 주유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주유소를 통해 공급한다고 했지만 정작 요소수 물량이 없는 경우도 많고, 일부가 들어온다고 해도 금세 동나기 때문이다.


김기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