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체중 작은 소아도 거뜬'…삼성서울병원 소아 간이식팀, ‘3D 프린팅 기술’로 수술 정밀성 증대

수혜자 복강모양을 실제 사이즈대로 출력…구조 간소화

제작시간 5분의 1로 단축…응급 소아 간이식 위험성 낮춰

삼성서울병원 소아 간이식팀./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삼성서울병원 소아 간이식팀./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3D 프린팅 기술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소아 간이식과 같이 난이도가 높은 수술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장기이식센터 소아 간이식팀이 지난 10월에 열린 제50차 대한이식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Asian Transplantation Week 2021)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소아 간이식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 간이식팀이 고안한 프로그램은 간이식 수혜자의 복강 모양을 3D 프린팅을 통해 실제 사이즈대로 출력하되 구조를 간소화하는 방식이다. 모델링부터 출력 및 완성까지 총 9시간만에 완수해 기존 연구들보다 제작 시간을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그 결과 응급으로 진행되는 뇌사자 간이식에서 뱃속이 작은 소아 수혜자들이 큰 간을 이식 받게 되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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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방식은 체중이 매우 작은 소아의 간이식을 시행할 때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수술에 앞서 생체 기증자에게 예상되는 이식편을 실제 사이즈대로 출력함으로써 '간을 어떻게 자를 지’ 면밀한 계획을 세우는 데 참고하는 방식이다.

최규성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4개월된 환아를 대상으로 기존 간 좌외측엽 이식이 아닌 2분엽 절제 방식의 간이식수술을 계획했다. 하지만 유진수 이식외과 교수가 3D 프린팅으로 출력해본 결과 2분엽 이식편도 7kg 환아에게는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3분엽 이식편을 다시 반으로 자르는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최 교수가 환아의 아버지로부터 절제한 간을 이상훈 소아외과 교수가 성공적으로 이식하면서 환아는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최규성 교수는 “이전까지 3D 프린팅은 제작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팀에서 개발한 기술은 당일 결과물을 볼 수 있어 소아 간이식과 같은 어려운 수술을 계획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교수는 “소아 간이식은 아무래도 큰 간을 받을 가능성이 언제든 존재하는데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향후 매우 작은 소아의 간이식을 시행할 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가 어린 소아들 중에서도 선천성 담도폐쇄증이나 급성 간부전 등으로 간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소아 간이식은 성인 간이식에 비해 수술 난이도가 높다. 보통 뇌사 기증자로부터 분할된 간을 이식 받거나 가족, 친척으로부터 좌측 간 일부를 받는 생체 간이식으로 이뤄지는데, 만 1세 미만의 영아는 뱃속 크기가 너무 작아 성인 간의 일부만 받아도 너무 크다는 문제도 있었다. 그동안은 간의 크기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해결책이 없어 의사의 경험적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실정이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는 현재까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총 14예의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향후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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