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은행들의 대출 갑질 막아 달라"…눈물 흘리는 서민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달이 치솟고 있는 대출 금리를 마주한 서민들이 청와대 국민 청원 란에 몰려가 눈물 어린 호소를 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보름 간 가계대출과 관련(‘대출’을 키워드로 검색한 뒤 선별)한 국민청원은 총 6건이다.

한 청원인은 지난 1일 ‘잔금 대출 이자의 터무니 없는 상승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2019년 6월 이율 2%대로 중도금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중도금 상환 및 잔금 대출을 하려니 이율이 4%라고 한다”면서 “지금이 그때보다 기준금리(코픽스·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금리)가 낮은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따져 물었다.

다른 청원인이 지난 5일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고 요구하자 16일 오전 10시 기준 1만 4,492명이 동의했다. “은행들이 ‘대출의 희소성’을 무기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39%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5개월여 사이에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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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승 폭은 은행들이 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 오름폭의 3배가량 된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등을 조정해 대출 자금 조달 비용을 훨씬 웃도는 이자 이익을 거두는 것이다.

대출 금리는 급등하는 반면 예금 금리는 횡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로 이익을 얻는 예대마진이 커지면서 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가계대출 금리-순수저축성예금)는 지난 9월 말 기준 2.02%포인트로 지난해 말 1.89%포인트보다 0.13%포인트 벌어졌다.

누리꾼들은 이런 상황을 만든 현 정부에 보완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깐깐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자 금리 상승세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한 청원인은 정책 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감독 당국인 금융감독원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면서 최소한 청약자들이나 대출 연장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해선 조건을 유지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 양대 금융 당국 수장들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대출 금리를 정부가 직접 개입하긴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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