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9시간 운전에 28분 휴식"…기저귀 챙긴다는 운전기사 호소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광역버스 기사들이 하루 9시간 넘는 운행에도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휴게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TN 캡처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광역버스 기사들이 하루 9시간 넘는 운행에도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휴게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TN 캡처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광역버스 기사들이 하루 9시간 넘는 운행에도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휴게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YTN은 9711번 버스기사 박상욱씨의 하루를 공개하며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운전 기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전했다.

박씨는 운행거리가 60㎞ 이상이거나 운행시간이 240분(4시간) 이상인 '장거리 노선'을 운행한다. 박씨가 운전하는 9711번 버스는 99.7㎞로 서울을 다니는 장거리 노선 버스 중 가장 긴 거리에 해당한다. 비교적 차가 적은 오후 시간대에도 왕복 100㎞에 달하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양재시민의숲까지의 노선은 4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다음 운행에 나서기 전가지 박씨에게 주어진 휴식 시간은 고작 28분이 전부다. 박씨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것도 밥을 빨리 먹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화장실도 제때 가기 어려워 기저귀까지 챙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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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지난 9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회사를 지방 고용노동청에 신고했으나 이후로도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YTN 캡처박씨는 지난 9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회사를 지방 고용노동청에 신고했으나 이후로도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YTN 캡처


박씨는 지난 9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회사를 지방 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 회사가 8시간 일할 때마다 휴게시간 1시간을 주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시정 지시를 받은 회사가 내놓은 대책은 출근을 30분 앞당기고, 퇴근은 30분 미루는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오전엔 첫차 운행 전 30분, 오후엔 막차 운행 후 30분씩을 휴게시간으로 추가한 것이다. 결국 그는 지속되는 사측과의 갈등과 스트레스로 휴직을 택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부터 노선을 단축해 교통 체증 등 일부 사례 외에는 8시간을 넘지 않는다”며 “휴게 시간 때문에 운행 횟수가 줄면 서울시에서 받는 재정 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고양지청은 근로계약서 등을 점검해 위법은 없는지 다시 따져볼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742번 시내버스 기사들이 노선 연장 때문에 과로에 시달린다며 청와대 국민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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