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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공급난에 피크아웃 우려…내년 실적 '안갯속'

수출 늘지만 증가폭 둔화 예상

이익 증가세 크게 꺾일 수도


국내 상장사들이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시장에서는 위기감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 효과의 약발이 떨어지고 이익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내년 상반기 이익 증가세가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내년에도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등 실적이 올해 대비 10% 내외의 증감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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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요소는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1% 증가한 556억 달러(18억 달러 흑자)로 나타나 8개월 연속 500억 달러 돌파, 18개월 연속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함에 따라 이에 따른 기저 효과로 증가 폭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최근 공급망 병목현상과 에너지값 급등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은 제조업 중심의 코스피 대형주들의 피크 아웃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30.43으로 2013년 2월 이후 8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실제 3분기 실적을 봐도 일부 업종에서는 매출 대비 이익률이 떨어지는 조짐은 뚜렷하다. 최근 농산물 등 원자재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음식료업종의 경우 매출은 18조 3,781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7.56% 늘었지만 순이익은 6,031억 원에 그쳐 13.13% 감소했다. 한국전력 등으로 대표되는 전기가스업도 매출은 23조 5,65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47% 늘었지만 분기 순손실은 1조 원을 훌쩍 넘어서며 적자 상황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결국 현재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얼마나 빨리 해소될지, 공급난에 따른 원자재값 급등세가 언제 잠잠해질지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강 비철금속과 화학 소재 쪽은 제품 가격 하락세로 실적 우려가 크다”면서 “수출 산업은 전반적으로 기저 효과가 컸기 때문에 내년에 실적 둔화 우려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원자재 가격 관련 비용 부담과 공급난 이슈가 얼마나 빠르게 완화되느냐에 따라 실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미 기자·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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