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싱하이밍(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과 중국 사이의 긴밀한 통합을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발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 첨단화 계획이 미국의 제동으로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미중 패권 전쟁’의 불똥이 국내 기업으로 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요소수 대란’을 겪은 우리나라에 노골적으로 중국으로 방향을 정하도록 요구하는 맥락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8일 싱 대사는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1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강연에서 “중한 양국의 산업 사슬, 공급 사슬, 가치 사슬의 긴밀한 통합은 모두 구조적 개혁과 발전 및 업그레이드의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며 “현재 중국은 국내 대순환을 중심으로 국내외 쌍순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성장 구조를 구축해 디지털 경제와 스마트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신규 인프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 역시 한국의 뉴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중한 통상 협력에 더 많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한 통상 관계의 발전 방향’을 이야기하면서다.
싱 대사는 이어 한국과 중국이 방역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제하에 코로나19 이후 기간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측면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실질적인 협력 다섯 가지는 △정층 설계 강화를 통한 제3국 시장 공동 개척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원활화 강화 △중국의 거대한 시장 기회를 공유하기 위해 우수한 플랫폼 활용 △지방의 통상 협력 심화 △녹색 발전에 착안해 미래 지향적인 협력 에너지를 만드는 것 등으로 대부분이 중국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편입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보호주의가 대두하고 글로벌 시장이 위축되며 세계경제가 침체하는 외부 환경하에 중한 양국은 새로운 사고를 개척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점을 발굴해야 한다”며 “내년에 수교 30주년을 맞는 중한 양국의 통상 관계가 더욱 발전해 ‘삼십이립’의 새로운 성숙 단계에 진입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