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탄소중립, 피할 수 없는 길" 기업총수 뛰고 정부는 R&D 지원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의 시대]

<중>탄소감축 발 맞추는 민관

삼성·SK 등 ESG 경영 강화하고

온실가스 저감 기술·설비 도입

산업부, 연구개발 예산 대폭증액

친환경 연료·발전 공급확대 나서


“2030년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약 1%인 2억 톤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하겠습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10월 개최된 ‘2021 CEO 세미나’ 폐막식)

“현대자동차는 탄소 중립 시대를 살아갈 첫 번째 세대인 ‘제너레이션 원’이 지속 가능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11월 BBC 제작 다큐멘터리에서)

최근 국내 기업 총수들이 앞다퉈 ‘탄소 중립’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탄소 중립이 기존 산업 구조의 대전환 외에 에너지 사용량 감축 등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도 탄소 중립 연구개발(R&D) 예산을 50%가량 증액하는 등 기업의 탄소 중립 달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탄소 중립’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수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2021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롯데는 오는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4년 만에 브랜드 슬로건을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로 변경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LG 전자의 ‘2030 탄소 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 등 9개 기업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탄소 중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달 창립 69주년 기념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100년 영속 한화’를 위해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기준이 지속 가능 경영의 표준이 되도록 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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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식각 및 증착 공정 가스량 감축 및 온실가스 분해 장치 처리 효율 향상 등으로 탄소 중립 달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 업계 최초로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는 탄소 저감 인증까지 취득했다. 올해는 반도체 전 사업장의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았으며 시스템 반도체 제품까지 환경 인증 대상을 확대했다.



기업들의 탄소 중립 행보에 맞춰 정부는 과감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 중립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 8,200억 원 수준에서 내년 1조 2,000억 원가량으로 대폭 증액한 데 이어 2023년 이후에는 R&D 예산 구조 조정 등을 통해 산업부 R&D 예산의 30% 이상을 탄소 중립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화석 발전 위주의 발전용 가스터빈 연료를 2050년까지 수소나 암모니아 같은 친환경 연료로 100% 전환하고 고발전 효율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메가와트)급 복합 발전 등을 통해 무탄소 발전에 나설 방침이다. 신재생 부문에서는 2050년까지 태양광 입지 다변화 기술, 50년 이상 수명을 가진 풍력 터빈 상용화, GW(기가와트)급 해상 풍력 전력망 통합 기술 등으로 관련 설비를 대규모 공급할 방침이다./공동 기획=산업통상자원부


세종=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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