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30년 현장경험 살려 '에너지 대전환'…역대급 승진으로 도약 채비

■ ‘LS 3기’ 구자은 시대 개막

구자열 회장 이사회 의장직 유지

그룹 '아름다운 승계' 전통 이어가

전선 등 주요 계열사 7곳중 3곳

빌드윈 등 손자社 6곳 수장 교체

총 47명 임원 승진…역대 최대 규모





내년부터 LS그룹을 이끌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지난 1990년 LG정유(현 GS칼텍스) 입사 이후 30년 이상 주요 계열사와 국내외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2019년부터는 지주사 미래혁신단을 맡아 그룹사 디지털 전환(DX) 과제를 촉진하고 애자일(민첩) 경영 기법을 전파하는 등 미래 변화를 주도했다. LS그룹 3기 체제를 맞아 관록에 혁신을 더한 구자은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친환경 흐름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LS 주력인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제2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다섯째 동생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 회장은 1964년생으로 1990년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MBA) 졸업과 동시에 입사했다. 이후 LG전자·LG상사·LS니꼬동제련·LS전선·LS엠트론 등 다양한 사업 분야 계열사를 거치며 현장 감각을 익혔다. 임원이 되는 데 14년이 걸렸고 그중 7년을 공장에서 근무할 정도로 여느 오너 일가와는 다른 성장 경로를 걸어왔다. 이 때문에 직원들과도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년간 미래혁신단장을 맡아 그룹 내 모든 계열사를 돌며 직원들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청취한 과정은 그룹 총수로서 큰 자산이다. 구자열 현 회장(1953년생)보다 열한 살 어린 구자은 체제를 통해 LS는 변화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자열 회장은 ㈜LS의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면서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LS의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사업 발굴 등에 경영 멘토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예정이다. 구자열 회장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코로나19와 미국·중국 간 무역 전쟁 등으로 불거진 무역 업계 위기에 대응하는 막중한 임무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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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계로 LS그룹의 잡음 없는 사촌 간 공동 경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LS그룹은 LG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평회·두회 3형제가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하며 설립됐다. 초대 회장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맡았고 경영권 분쟁 소지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3형제의 장남, 즉 사촌 형제들이 차례로 회장직을 승계하는 원칙을 세웠다. LS그룹을 새로 이끌 구자은 회장은 앞선 사촌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향후 9년간 LS그룹 회장직을 맡는다.

LS그룹은 구자은호(號) 출범과 발맞춰 조직 혁신과 미래 준비를 위한 대규모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먼저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9명이 교체됐다. 지주사 대표로 자리를 옮긴 명노현 LS전선 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상풍력과 전기차 부품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낸 점이 인정받았다.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은 LS엠트론의 올해 흑자전환 성공에 힘입어 명 사장에 이어 LS전선 CEO를 맡는다. LS엠트론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내부 인사인 신재호 부사장이 새 CEO에 선임됐다. 이 밖에 주력 계열사의 자회사들로 전무급 이하가 CEO를 맡는 LS빌드윈(김재명 이사), G&P(손민 이사), 지엘마린(김낙영 이사), LS메탈(문명주 전무), LS ITC(조의제 전무), GRM(정경수 상무) 등 6개사도 새 수장을 맞았다.

전문가 발탁도 눈에 띈다. LS일렉트릭은 디아지오와 웅진식품·농심켈로그 대표를 지낸 김종우 사장을 글로벌·스마트에너지(SE) 사내독립기업(CIC) 조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이 밖에 부사장 2명, 전무 6명, 상무 15명, 신규 이사 선임 24명 등 총 47명을 승진시켰는데 역대 최대 규모다. LS의 한 관계자는 “더욱 가속화하는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리더를 대폭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임진혁 기자·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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