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해외 전기차 공략 확대” 뭉칫돈 푸는 일진머티리얼즈

■1조1,500억 투자유치

美·유럽·말레이 등 공장 증설

생산력 20만톤이상으로 개선

美 자회사 IMA 설립안도 검토

"일렉포일 등 사업 고도화 기대"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사 공장 전경 조감도. /서경DB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사 공장 전경 조감도. /서경DB




일렉포일 등 첨단 전자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가 1조원이 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해 제품 생산능력을 대폭 높이게 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1조1,5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투자금은 해외 공장 증설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일진 측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자회사 아이엠이(IME)와 아이엠지(IMG)가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각각 6,000억원, 4,000억원을 보통주로 유치했고, 일진머티리얼즈가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번에 유치한 1조1,500억원을 유럽과 미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 추가 증설에 투입해 현재 6만톤인 제품생산 능력을 2025년 20만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국내 2만톤, 말레이시아 법인 2만톤, 총 4만톤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말레이시아에 추가 공장이 증설이 완료되는 다음달에는 총 6만톤의 생산 능력을 갖게 된다.



이번 투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호 출자자를 중심으로 새로 결성한 5,600억원 규모 공동투자 펀드로 집행한다. 공동투자펀드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과학기술인공제회, 신협중앙회 등이 참여했다. 인수금융도 5,000억원 규모로 투입된다. KDB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이 대표 주선을 맡고, 신한은행이 공동 주선으로 참여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6월 해외 자회사들을 관리하기 위해 IMG를 설립 후 말레이시아 생산 법인 아이엠엠(IMM)을 IMG 자회사로 편입했다. IMG는 이달 유럽 법인 IME를 자회사로 설립했고, 앞으로 증설 일정을 고려해 미국 법인 아이엠에이(IMA)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유럽에서 스웨덴 배터리기업 노스볼트와 공급계약을 맺고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SDI 미국 공장에도 제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9년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00억원을 유치해 말레이시아에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일렉포일 공장 증설과 생산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투자자들로부터 글로벌 법인 운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공장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일렉포일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일진머티리얼즈일진머티리얼즈의 공장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일렉포일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일진머티리얼즈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지용 일렉포일 시장 내 선도업체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것”이라며 “일진머티리얼즈는 케이(K)-배터리의 글로벌 확장에 기여하고 최근 부각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조에도 부합해 출자기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일렉포일 산업의 원조 기업이다. 1970년대 국내 전자산업이 성장하면서 인쇄회로기판(PCB) 등에 쓰이는 일렉포일 수요는 늘었지만 전량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다. 이에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일렉포일 국산화에 도전을 선언한 뒤 일진머티리얼즈는 1978년 서울대 생산기술연구소와 손잡고 일렉포일 공동 연구개발에 나섰다. 1987년 일진머티리얼즈는 전북 익산에 공장을 착공한 후 그 다음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렉포일을 생산·출하하면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양점식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이번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유럽, 미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 증설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반도체 패키지에 사용되는 두께 2마이크론(㎛) 이하의 초극박 일렉포일, 5G용 특수 일렉포일, 전기자동차 차세대 배터리용 일렉포일 제품 등을 생산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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