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의 독립영화 시상식인 ‘고섬 어워즈’에서 한국 콘텐츠 가운데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징어 게임’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열린 제31회 고섬 어워즈에서 ‘40분 이상 롱포맷 부문 획기적 시리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더 굿 로드 버드’, ‘잇츠 어 신’, ‘스몰 엑스’, ‘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더 화이트 로터스’ 등 미국서 인기를 끈 다양한 작품들과 경쟁 끝에 상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이 호명되자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인 싸이런픽처스의 김지연 대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이정재·정호연이 무대에 올랐다. 황 감독은 트로피를 쥐며 영어로 “2009년 처음 이 대본을 썼을 때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은 비현실적이고 이상하다고 했고, 이 쇼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기까지 1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쇼가 지구상에서 넘버원 쇼가 되는 데는 12일도 걸리지 않았다. 이건 기적”이라며 “봐주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도 “지난 9월 17일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이후 벌어진 가장 기적 같은 일은 한국말로 된 작은 쇼에 전 세계가 보여준 큰 성원”이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감사를 전 세계 팬들에게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황 감독에 대해 “정말 천재이신 것 같다”고 찬사를 보내며 “같이 일했던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너무나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줬고, 우리가 해냈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성기훈 역할의 이정재는 새 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수상자는 ‘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투소 엠데부, ‘더 굿 로드 버드’의 에단 호크였다. 정호연은 ‘획기적 논픽션 시리즈’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고섬 어워즈는 미국의 독립영화 지원단체 IFP(Independent Filmer Project)의 후원으로 독립영화에 수여하는 시상식으로, 매년 뉴욕에서 열린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1억4,2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부에서는 미국 최고 권위의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 등 다양한 시상식 후보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