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마이데이터' 첫발…증권사·은행·카드 '플랫폼 차별화' 불붙는다

■18개사 '마이데이터' 시범운영 돌입

국민 '머니크루' 하나 '하나 합' 등

시중은행 특색있는 서비스 선봬

증권사는 미래에셋 등 4곳 가세

업권 칸막이 무너지며 선점 경쟁





내년 1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금융사들이 이에 대한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은행·증권·보험 업계가 한꺼번에 마이데이터 시장에 뛰어들면서 각 금융사들은 기존 고객을 가둬두고 새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특색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은행·증권·카드·핀테크 업계의 18개사가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소비자의 금융 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해주고 재무 현황과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자산·신용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은행·증권사·보험 애플리케이션에서 각각 확인해야 했던 자산 정보를 이제 한 기관에서 파악할 수 있게 돼 소비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한 달간 시험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마이데이터 사업이 전면 시행되는 가운데 현재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총 5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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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범 운영에 들어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IBK기업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총출동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기존 은행권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전 금융권과 다른 산업군으로 확대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각 사는 경쟁사로부터 기존 고객을 지키는 한편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저마다의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의 ‘KB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닉네임 기반으로 누구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이를 구독하면 재테크 고수의 금융 생활을 구경할 수 있는 ‘머니크루’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버스’는 전통적인 금융 자산뿐만 아니라 한정판 운동화 등 관리 가능한 자산 영역을 확 넓힌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나은행이 주축이 된 하나금융그룹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은 외환 투자 컨설팅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한편 일부 은행은 수천만 원짜리 제네시스 차량을 경품으로 내걸어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키움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선두로 나섰다. 이들은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체 평가 모델에 의거해 평가하고 금융 상품을 추천해주는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투자 솔루션에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카드 지출 내역과 보험 가입 내역을 분석한 보험 청구 가능 내역 알람 등 실속 높은 콘텐츠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도 내년 상반기 중 마이데이터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업권 간 칸막이가 허물어지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 정보 및 자산 내역 조회, 금융 상품 추천 등으로 기능을 확대하면서 카카오페이·토스와 같은 금융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에 부족함이 있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토스 수준의 폭넓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이 매일 들어와 자산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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