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재테크

[S머니]“내년엔 여행 가자” 새해 앞두고 '목표 도전' 금융 상품 가입 ‘봇물’

목돈·명품 구입 수요 등 겨냥

소확행 중시 MZ세대 욕구 자극

케뱅 '챌린지박스' 이틀만에 1만명

카뱅 '26주 적금'도 3년째 인기

우리銀, 200일간 소액 자동적립

농협銀 절약실천 상품도 호응





직장인 나서경(35·가명) 씨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국내 여행을 떠나기 위해 300만 원 정도 목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매주 5만 원을 모을지, 10만 원을 적금할지 계산기로 두드리다 보니 생각보다 복잡해서 귀찮아졌다. “시작이 반이라던 옛말이 틀리지 않구나.” 포기하려던 찰나 서경 씨는 어제 한 경제 신문에서 본 케이뱅크의 목돈 모으기 신상품이 떠올랐다. 바로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몇 차례 터치를 하니 12주간 매주 금요일 23만 256원씩 모으면 된다고 단숨에 알려줬다. 돈을 넣은 걸 잊지 않게끔 자동이체 설정도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서경 씨는 돈을 모으다 급전이 필요하면 일부를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에 한결 안심이 됐다.



새해를 한 달가량 앞두고 인터넷 전문 은행을 중심으로 결심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연말·연초에는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목돈 마련을 위한 적금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다. 케이뱅크는 이런 수요를 포착해 지난 1일 자동 목돈 모으기 서비스인 ‘챌린지박스’를 내놓았다. 3일 챌린지박스에는 출시 이틀 만에 약 1만 명의 고객이 가입해 10억 원 이상이 쌓였다. 챌린지박스는 이름대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나만의 계좌명을 붙일 수 있는 가상 저금통이다. ‘2022년 유럽 여행가자’ ‘나에게 명품지갑 선물하기’ ‘가족모임 소고기 쏘기’ 등 케이뱅크가 추천하는 목록에서 고를 수도 있다.



케이뱅크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감안해 목표 금액은 500만 원 이내로 제한했다. 목표 기간은 30~200일이다. 기본금리는 연 1.5%이며 목표일까지 목표액을 달성하면 우대금리 연 0.5%포인트가 적용돼 최고 연 2.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몇 주 돈을 못 넣어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남은 기간 모아야 하는 돈을 자동으로 재설정해줘 이를 납입하면 그만이다. 목표 금액과 ‘매주 입금액+이자 지급액’의 합이 차이가 날 때 케이뱅크가 10원 단위 내외로 보전하는 끝전 채움 기능은 짠테크(짠물+재테크)족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티끌 모아 태산’ 정신을 실천하려면 카카오뱅크가 2018년 6월 내놓은 ‘26주 적금’에 도전해도 좋다.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 금액만큼 늘려가는 독특한 방식으로 1,000원 상품의 경우 첫 주 1,000원, 2주차 2,000원, 3주차 3,000원을 넣는 구조다. 26주 동안 모이는 원금만 35만 1,000원이다. 기본금리는 연 1.50%, 자동이체 시 최대 0.50%포인트 우대금리를 더 얹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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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주 적금은 매주 납입에 성공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쌓여 재미를 더한다. 또 도전 현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친구·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어 서로 독려하며 의지를 다잡을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가 2019년 9월 17일부터 2021년 9월 26일까지 중도 해지된 계좌를 분석해보니 14.3%가 첫 주에 해지됐다. 2주 차부터는 중도해지율이 5%대로 떨어져 26주 차에 가까워지면 2%대로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노력한 시간이 쌓일수록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6주 적금은 올 3분기 기준 109만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인터넷은행들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유사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공통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단기 적금이다. 신한은행은 일주일에 세 번만 마음먹고 저축하자는 콘셉트의 ‘쏠편한 작심3일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 금액은 5,000~3만 원(5,000원 단위)으로 가입 기간은 6개월이다.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0.3%포인트를 더해 최고금리는 연 1.8%다.

우리은행은 200일간 출석 도장 찍듯 매일 소액을 자동 적립하는 ‘200일 적금’을 판다. 가입 금액은 하루 3만 원 이하다. 기본금리는 연 1.2%이며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최고금리는 연 2.5%다. 하나은행은 영업일마다 “커피값, 담뱃값을 아껴 저축하자”는 알림 문자를 발송하는 ‘오늘은 얼마니?’ 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친구·가족과 동반 가입하고 이자를 하나머니(포인트)로 적립하면 최고금리 연 1.85%를 적용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 ‘NH샀다치고 적금’은 절약에 성공했을 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출시 3개월 만에 2만 계좌를 돌파했다. 커피·교통·담배 등 소비와 관련된 아홉 가지 아이콘을 원하는 이름과 금액으로 설정하고 소비를 참았을 때 해당 아이콘을 클릭해 입금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최고금리는 연 2.6%다.

대형 유통사들과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제휴 이벤트도 따져보면 한 푼이라도 더 챙길 수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5월 CJ CGV와 손잡고 40주 동안 매주 5만 원 이상 적금을 불입해 최종 200만 원을 모으면 최대 6만 9,000원 상당의 CGV 쿠폰 13장(영화 할인권, 매점 콤보 할인권, 포토플레이 이용권, 영화 무료 관람권 등)을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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