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난 6월 말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던 차량 호출 기업 디디추싱이 결국 5개월여 만에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며 알라바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미 증시에 입성했지만 정부의 압박에 백기 투항을 선택했다. 디디추싱은 미국을 떠나 홍콩 증시 상장을 시도할 예정이다.
디디추싱은 3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서 "즉시 뉴욕 증시 상장폐지 업무를 시작한다"며 "동시에 홍콩 상장 준비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중국 규제 당국이 지난주 디디추싱 최고경영진에 데이터 유출 우려를 이유로 뉴욕 증시 상장폐지 계획을 검토하라고 요구한 지 1주일 만에 나왔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디디추싱은 6월 뉴욕 증시에 상장해 44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를 조달했다. 중국 기업으로는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다.
당국의 만류에도 상장을 강행한 디디추싱은 이후 지속적인 압박을 받았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개인 정보 보호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의 신규 가입은 물론 다운로드도 금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국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CAC 등 7개 부처는 디디추싱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디디추싱의 공모가는 14달러였으나 상장 직후 반짝 상승했다가 줄곧 하락하며 2일(현지 시간) 7.81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