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출범식 때 '더 이상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말해 눈물이 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전북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후보는 3일 전주 한옥마을 인근의 '종로회관'에서 정 전 총리와 만찬 회동을 했다. 2박 3일 전북 순회 일정의 첫날, 전북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정 전 총리를 만나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 후보와 정 전 총리는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정 전 총리가 "저하고 같이 하던 분들도 다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하니 좋은 것 같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이원욱 의원님이 조직을 맡아주기로 했다. 제가 전화할 때는 안 받더니 총리님이 하라고 하니 받는 모양"이라고 화답했다.
정 전 총리는 "저는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이재명이 민주당이다고 얘기했다"며 "이번 대선은 우리 대한민국이 미래로 전진하느냐 과거로 회귀하느냐 갈림길에 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행 매타버스(매일 타는 민생버스) 출발에 앞서 전북의 '삼중 차별론'을 부각했다. 전날 "호남을 함부로 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한 데 이어 '호남 내 소외론'을 재차 거론한 것이다. 삼중 차별론에 대해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보니까 나름 타당성이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주 4박 5일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은 데 이어 나흘 만에 전북을 방문했다. 2주 연속 호남 민심에 ‘올인’한 셈이다. 지난달 12~14일엔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모두 돌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사흘간 전북에만 전념한 것이다.
2주 연속으로 호남을 찾은 건 호남 지지율이 여전히 정체 국면이라는 계산에서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올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36%로 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독 호남에선 이 후보 63%→58%로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 후보가 ‘텃밭’ 공략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이 후보는 오후 4시께 전북의 관광 중심지인 전주 한옥마을 거리에 도착해 즉석연설을 했다. 그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선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용주의 행보를 이어갔다.
전북 전주 객리단길의 '가맥집'에서 진행된 '쓴소리 경청 토크쇼'에서는 6명의 2030 청년들을 만나 지역 소외문제, 청년정치 소외문제 등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이 후보는 특히 청년들이 만들어주는 '소맥'을 연거푸 마시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후보는 "첫잔은 원샷"이라고 말했다가 청년들에게 "그런 말 하면 라떼가 된다"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 후보는 "20대들이 민주당을 왜 싫어하는 것인가"라고 돌직구 질문을 던지자, 청년은 "후보가 인기는 많은데 민주당이 싫은 거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많이 돌아섰으니까"라고 응수했다.
청년 정치인들이 활동할 자리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청년은 "지금 국민의힘에 청년들이 많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탄핵을 계기로 많은 청년들이 민주당에 들어갔다. 이후 민주당 안에서 활동할 자리가 전혀 없었다. 지금은 그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이튿날인 4일에는 군산 공설시장을 방문한 뒤, 방조제 착공 30주년을 맞은 새만금을 찾아 주민들과 '국민 반상회'를 연다. 저녁에는 임실 하늘구름캠핑장에서 '명심캠핑' 행사를 이어간다. 마지막 날인 5일엔 정읍과 완주를 끝으로 전북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행을 앞두고 권리당원 등에게 "그간 민주당이 안일하고 오만한 태도를 보여드린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이 문자에서 당·선대위 개편으로 직을 내려놓은 윤관석 전 사무총장, 송갑석 전 전략기획위원장, 조정식 전 총괄선대본부장, 박홍근 전 비서실장, 김민석 전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론하며 "부족한 저를 돕고자 백의종군을 선택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