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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대기자만 954명"…아파도 응급실도 못 간다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 입구에 방역패스 시행 및 최대 6인 모임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 입구에 방역패스 시행 및 최대 6인 모임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닷새 연속 700명대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중환자 병상 여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일반 응급환자들은 병원을 찾지 못해 이곳저곳을 해매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1.1%로 총 병상 349개 중 318개가 사용 중이다. 인천 역시 91.1%(79개 중 72개 사용)를 기록했고, 경기는 조금 낮은 79.0%(366개 중 289개)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전체로는 가동률이 85.5%이지만 서울과 인천은 90%를 돌파했다. 남아있는 중환자 병상은 총 115개로 집계됐지만 전부를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환자 병상은 입·퇴원 수속과 여유 병상 확보 등의 이유로 100% 가동되기 어렵다. 또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도 병원별로 한정적이어서 병상이 남아있더라도 환자를 추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중수본은 수도권 내 병상 배정이 어려울 때는 환자를 비수도권으로 이송하고 있으나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 역시 79.1%로 높은 상황이다. 경북·강원·충북·충남 지역에는 병상이 1개씩만 남았다. 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8.5%(391개 중 26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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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0시 현재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하루 넘게 기다리는 대기자 수는 954명이고, 이 가운데 4일 이상 대기자는 299명에 달한다. 그밖에 1일 이상인 경우가 418명, 2일 이상 164명, 3일 이상 73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응급환자들은 아퍼도 응급실 조차 못 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복통 등 일반 병으로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가려고 해도 병원에서 받아 주지 않아 해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병동난이 현실화된 가운데, 정부가 의료 대응예산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공운수노조는 4일 내년 정부 예산안의 국회 통과와 관련한 논평에서 "여당은 민생방역예산이라고 평가했지만, 민생과 방역 위기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공공의료 예산은 2개 지역의 신규 설계비 20억원, 감염병전문병원 17억원 등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 코로나19 방역 대응이 어렵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공공병원은 전체 병원의 5.6%에 불과한 상황이다. 방역 일선에서는 높아진 업무 강도 탓에 인력이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기야 지난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인력난을 해결해달라며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특히 공공운수노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는 19차례에 결쳐 3조원이 넘는 돈을 손실보상금 명목으로 의료기관에 지급했다"며 "민간병원이 다수인 상황에서 보상금만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예산으로 공공병원을 늘렸다면, 현재와 같은 병상난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박동휘 기자·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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