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부활한 세트(완제품) 조직 수장에 오른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1988년에 입사한 후 30년 넘게 TV 개발에 힘써온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삼성전자 TV가 2006년 이후 15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도록 한 주요 공신으로 꼽힌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지금까지 사업부를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2003년부터 3년간 액정표시장치(LCD) TV 개발 랩장을 맡으며 평판 TV에서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하는 데 이바지한 한 부회장은 2011년 당시 완제품 조직이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로 분리될 때 상품개발팀장에 올랐고 2013년 개발실장, 2015년 개발팀장으로 승진 가도를 달렸다. 2017년 11월 인사에서는 김현석 현 CE부문장 사장의 뒤를 이어 VD사업부장을 맡으며, 앞서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낸 윤부근 전 대표를 시작으로 김현석·한종희로 연결되는 VD사업부 계보를 완성시켰다.
한 부회장이 CE부문을 넘어 모바일까지 아우르는 거대 세트 조직을 통솔하게 된 데는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 스타일과 경영 감각이 주효했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삼성 TV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라이프스타일TV라는 새로운 유형의 신제품들을 쏟아내 시장 수요를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전문적인 지식과 공격적인 경영 방식도 ‘뉴 삼성’을 위한 적임자로 낙점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에 대해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세트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