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에 활용되는 2차전지 핵심 소재 개발 기업 '에스엠랩(SMLAB)'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에스엠랩은 신규 자금을 활용해 2차전지 양극소재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기업공개(IPO)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랩은 최근 450억 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로써 에스엠랩은 2018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에스엠랩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작년 상반기 이후 1년여 만이다. 에스엠랩이 새롭게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기관투자자들이 인수하는 형태로 한국산업은행과 KT&G, 위드윈인베스트먼트, 한양증권, 케이앤투자파트너스 등이 실탄을 투입했다. 또 기존 투자자인 뮤렉스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등도 투자금을 보탰다.
시리즈C 투자 유치에서 에스엠랩은 지난해 시리즈B에서 조달한 자금 520억 원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기업가치는 대폭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평가한 에스엠랩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약 4,000억 원으로 시리즈B 투자 유치 당시 평가된 1,300억 원보다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에스엠랩은 2018년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가 창업해 대표를 맡고 있다. 조 대표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대학원에서 세라믹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삼성SDI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냈다.
에스엠랩은 리튬 2차전지 3대 핵심소재인 양극, 음극, 전해액 중 고용량 양극 소재 문제점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2차전지보다 효율이 높은 리튬이온(Li-ion) 전지와 전고체 전지향 니켈(Ni)계 단결정 양극소재를 개발 중이다. 에스엠랩이 개발한 양극 소재는 단결정 구조이면서도 용량을 기존 다결정 수준으로 맞춰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에스엠랩은 이번 투자금 대부분을 양극 소재 생산량 확대에 투입해 월 1,200톤 규모의 3공장을 증설해 전체 생산량을 한 달 1,8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올 초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에스엠랩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관련 준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회사측은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데뷔할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스엠랩은 전 세계적으로 우위에 있는 2차전지 양극소재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면서 “내년 IPO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