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미워도 다시한번…中펀드 찾는 동학개미

中정부 부양 정책 전환 움직임에

얼어붙었던 투자심리 서서히 풀려

중국펀드 한달새 3,800억원 유입

내년 유망 업종으로 '친환경' 꼽혀





각종 돌발 악재로 중국 증시에 등을 돌렸던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중국으로 유턴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규제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 기조로 돌아설 조짐을 나타내고, 내년 1분기 이후 정책 모멘텀에 눈길이 쏠리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10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월부터 이달 9일까지 국내 185개 중국 주식형 펀드에 3,798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연초부터 8월까지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월평균 2,263억 원이 새로 들어왔지만 9월에는 그 규모가 절반(1,293억 원)으로 줄었고 10월에는 2,243억 원이 순유출됐다. 올해 들어 절반이 넘는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지만 메리츠차이나펀드·KB통중국4차산업펀드에는 1,000억 원이 넘게 유입됐다.



올해 중국 증시는 굵직굵직한 악재에 연달아 노출되며 큰 부침을 겪었다. 과잉 유동성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보수적인 정책 스탠스로 선회했고 하반기에 들어선 빅테크 기업 규제, 헝다 파산 위기, 전력난발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중국 비관론’이 극에 달했다. 실제 해외 주식형 펀드가 올해 들어 평균 13.5%의 수익률을 창출할 동안 중국 주식형 펀드의 성과는 1.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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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을 괴롭혀온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부양 기조로의 정책 전환 신호가 나오면서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서서히 풀리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인민은행은 5개월 만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하면서 220조 원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고, 헝다 사태와 관련해 정부 인사가 “시장화·법치화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질서 있는 파산’을 시사했다. 전일 인민은행이 14년 만에 외화예금 지급준비금을 2%포인트 상향했지만 위안화 절상 압력의 속도 조절이 목적으로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된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0.51% 하락 출발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최종 0.18% 떨어진 3,666.35에 마감되면서 전 고점(3,740)과 격차는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급격한 분위기 전환보단 하반기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는 ‘상저하고 곡선’을 상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11월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9%를 기록해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고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미국의 테이퍼링 속도, 오미크론 등 증시 변동성을 높일 만한 요소가 여전히 산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말 베이징 동계올림 폐막을 기점으로 부양 기조가 탄력을 받으면서 연말 연초로 갈수록 정책 모멘텀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 방역 및 석탄 억제 정책이 완화될 수 있고 내년 4분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출범을 앞두고 부양 정책이 부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영 KB자산운용 실장은 “각종 부정적 이슈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고 부동산 규제로 현지 유동성도 증시로 모이고 있다”며 “중국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을 보인 뒤 내년 후반부로 갈수록 지표가 안정되고 가격 매력이 커지면서 오름폭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에너지 구조 전환이 2030년까지 모든 정책의 최우선순위이기 때문에 친환경 업종은 내년에도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꼽힌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을 탈출하면서도 그린산업에는 차별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올 들어 개인은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를 2조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전일 국내 해외 주식형 ETF 중 처음으로 순자산이 3조 원을 돌파했다. 빅테크 업종은 규제 충격으로 미래 이익 성장률 기울기가 완만해졌지만 주가는 그 이상으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지배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접근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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