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다섯번째 매타버스로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자신이 ‘친시장 후보’임을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서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재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설계를 마쳤으나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 따라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민주당의 ‘험지’인 TK에서 보수층의 민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3박 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 지역 순회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 있다.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가 났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없이 즉석 연설에 나선 이 후보는 “서울에 집값이 많이 올라 난리가 났다”며 “가격이 높아졌다 해서 가격을 누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 형성된 가격은 존중해야한다”며 “(시장이) 공급량이 부족하다 하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일자리 문제에서도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잘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지 어떻게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의 엔진은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원자력 정책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이 후보는 경주 이씨의 시조 사당 ‘표암재’를 찾아 참배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지만 한 번 정책을 정했다고 해서 꼭 그대로만 밀고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의사가 변했는데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은 벽창호”라며 “이 문제는 유연한 자세로 국민 여론과 경제 현황, 에너지 전환 상황을 고려해 다시 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 집중이 심하다는 지적에는 “현재 원자력 발전의 에너지 생산 단가가 싸지만 후손들이 오랫동안 폐기물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발전원”이라며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수 년 안에 원자력 발전에 비해 저렴해진다. 그 시점까지 충분히 준비해 탈탄소 재생에너지사회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장의 경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존의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신속하게 신재생 에너지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