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물적분할’ 포스코, ‘신성장 동력 확보·기업가치 제고’ 두 토끼 잡는다

저탄소·친환경 시대 대전환에 지주사 전환 결단

기업가치 제고 측면 지주사 유리, 2050년 3배 ↑

수소 사업은 2050년 기존 500만 톤서 700만 톤 높여

내년 1월 28일 임시 주총, 주주 동의가 관건

포스코 지주사포스코 지주사




포스코가 물적분할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친한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밑에 철강사업 신설 자회사 ‘포스코’를 비상장으로 두는 형태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전환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를 강화하고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수소사업의 경우 기존 목표치보다 200만 톤 높은 2050년까지 700만 톤 생산체체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신설해 상장사로 유지한다. 지주회사는 미래 신사업 발굴, 그룹 사업과 투자 관리, 연구·개발(R&D)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전략 수립 등을 맡는다. 기존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는 물적분할돼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고 비상장사가 된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의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는다. 향후 지주사 산하 신규 설립되는 법인들도 상장은 지양한다. 물적분할되는 비상장사의 상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한 조치다.



포스코는 철강회사의 비상장 유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신설 철강회사의 정관에 ‘제3 자배정,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포스코는 기존의 ‘분할 후 상장’ 모델과는 차별화 된 글로벌 선진 지배구조 모델을 그룹에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알짜 사업부의 물적분할 후 상장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최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 상장을 추진해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산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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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향후 그룹 사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지양하고 지주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주사는 그룹 사업의 영역별 전문 인사를 보강해 균형 성장에 걸맞은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선진 그룹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의 포스코는 회사 역량이 철강사업 경쟁력 제고에 집중되고 있다. 신사업 발굴·육성, 그룹사 사업구조 개선 및 그룹사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필요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이 미흡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망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철강 중심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철강 △2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개 사업부를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선정했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각 사업들의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창출, 미래 신사업 발굴과 육성 등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그룹의 균형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철강사업은 글로벌 탄소중립 확산으로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 수소환원제철 기술 완성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철강 전담 사업회사의 책임하에 저탄소 생산기술 R&D와 생산체제 전환을 주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은 고객 파트너십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68만 톤까지 확대하고, 선도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톱 티어(Top-Tier)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리튬·니켈 사업은 이미 확보한 자체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활용하여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고, 추가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2030년까지 리튬은 22만 톤, 니켈은 14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수소사업은 목표치를 더 높였다. 7대 전략국가 중심의 블루·그린수소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 개발 투자 등을 통해 오는 2050년까지 7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목표치인 500만 톤보다 200만 톤 더 높여 잡았다. 에너지 분야는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신재생 에너지 등 수소경제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식량사업은 조달 지역 다변화 및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이와 같은 핵심 사업별 경쟁력 제고를 통해 그룹의 균형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해 2030년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포스코그룹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수차례 지주사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육성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내년 1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승인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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