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포족(연애·결혼·출산 포기), 보수色 짙어졌다

서울대 ‘저출산 사회심리’ 보고서

“하고 싶은데 못할 듯” 괴리집단

이대남, 보수성향 비율 가장 높아

“청년에 안정감 줘야 저출산 해결”

/연합뉴스/연합뉴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희망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청년 집단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보수 성향에 남성 비중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래에 자신이 지금보다 높은 계층에 속할 것으로 여길수록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꿈과 실헌 가능성 모두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12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20~34세 청년 817명을 대상으로 가치관 조사를 진행한 ‘저출산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청년들이 연애·결혼·출산을 자신의 삶에서 실현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지와 꿈꾸는지를 각각 1~10점 척도로 평가하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애·결혼·출산의 실현 가능성과 희망 정도를 비관집단부터 비혼집단, 괴리집단, 만족집단, 안정집단1·2 등 6개 집단 유형으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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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의 3.8%(31명)를 차지한 괴리집단은 연애·결혼·출산을 원했지만 실현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연애·결혼·출산을 하고 싶다는 욕구는 충분히 있지만 여건상 실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들은 연애·결혼·출산 바라는 정도가 4점 이상으로 모든 집단 중 2번째였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1점대로 가장 낮았다. 괴리집단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5%로 6개 집단 유형 중 가장 높았다.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32%로 모든 집단 중 최대였다.

반면 비혼집단은 연애에 대해서는 꿈과 실현 가능성을 3점 이상으로 높게 평가했지만, 결혼과 출산에 대한 희망과 실현 가능성은 1~2점으로 낮게 평가했다. 이 집단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2%로 전체 집단 유형 중 여성 비중이 가장 컸다. 이들 집단 중 정치적 진보 성향을 나타낸 응답자는 44%로 모든 집단 유형 중 가장 높은 반면 보수 성향의 비중은 9%로 가장 낮았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래에 자신이 현재보다 높은 계층에 속할 것이라고 믿을수록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꿈과 실현 가능성을 모두 크게 인식하는 안정·만족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괴리집단은 고졸 이하 교육 수준이 26%로 전체 평균의 3배를 었고 4년제 대졸 이상은 평균보다 낮은 58%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국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의 비관적인 미래 전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은 연령에서부터 발생하는 소득·사회적 지위 격차를 해소해야 청년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연애·결혼·출산이 실제로 늘어나는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담당한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의 비관적인 미래 전망은 비혼이나 무자녀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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