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바·스'로 3대 성장축 퍼즐 맞춰…삼성發 '플랫폼 혁신' 온다

[이재용의 '뉴삼성' 스타트]

<3>제2 반도체 사업 발굴

☞시·바·스 : 시스템반도체·바이오·스마트

개편된 조직명에 모두 '경험'

로봇 등 차세대 디바이스 가속

스마트 초연결 핵심은 통신망

240조 투자, 6G 개발에 총력

대기업간 합종연횡도 늘어날듯







삼성전자가 단행한 파격적인 조직 개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 구축 작업과 큰 연관이 있다. 이미 이 부회장이 일찌감치 점찍은 미래 사업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지난 2019년부터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아래 순항 중이고 9년 전부터 입지를 다져온 바이오 사업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완성품 사업에서도 ‘스마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최근 삼성의 조직 개편을 보면 단순한 초연결,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삼성만의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삼성만의 ‘스마트 X(경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IT 기기, 삼성표 ‘스마트’ 세계관으로 소비자 유혹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요인은 조직 운영 체계를 ‘소비자 경험’ 위주로 재정비하고 로봇 사업 등 차세대 조직 역량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모바일(IM) 부문을 하나로 합쳐 DX 부문을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DX 부문에서 스마트폰·PC 제조 사업 등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를 MX사업부로 명칭을 바꿨다. 사업부 내 새로운 조직 이름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소비자 경험(CX)·멀티 디바이스 경험(MDE)센터’도 신설했다.



이들 조직의 공통점은 ‘경험(Experience)’이라는 용어가 쓰였다는 것이다. 최근 모든 기기가 하나로 연결돼 작동하는 IoT 개념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소비자들이 이 기술을 손쉽게 활용하려면 다양한 기술 장벽을 넘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완성품 소비자들이 미래에 직면한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기기를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일찌감치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세상 모든 기기가 하나로 연결돼야 하는 것이 지상 과제인 만큼 이 부회장이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굴지의 정보기술(IT)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을 만나 관련 사안 공조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크다. 궁극적으로는 단순한 스마트 제조사를 넘어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이 과정에서 구글 등 해외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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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내년부터 삼성전자만의 ‘스마트’ 생태계를 한층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디바이스 양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 개편에서는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개설 1여년 만에 상설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삼성전자는 서빙·돌봄 기능이 있는 ‘삼성봇’, 착용형 로봇인 ‘젬스(GEMS)’ 시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인 바 있다. 재계에서는 젬스 양산이 내년께 시작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선도적 로봇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삼성의 인수합병(M&A) 진행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6G 기술 선점으로 ‘스마트’ 시대 리더십 확보

삼성전자는 스마트 디바이스 연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통신망’일 것으로 보고 5세대(5G)를 넘어 6G 기반 구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이 사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 중 핵심인 6G와 관련한 연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시작된 2019년부터 시작됐다. 5G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50배 빠른 것으로 알려진 6G는 오는 2028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6G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회사는 인공지능(AI)과 6G 등 삼성전자의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미국 연구법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6G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8월 출소 직후 발표한 2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도 6G를 핵심 전략 사업을 포함시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도 글로벌 1위 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RA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연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단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국내 대기업과 합종연횡 기대

삼성전자의 신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SK그룹·LG그룹 등 각 기업 계열사 간 합종연횡이 상당히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전기차·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위한 각 기업 간 협력이 가시화되면 국내 미래 먹거리 시장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물론 각 기업들이 반도체, 6G, IoT 시대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협력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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