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제니 모리슨 호주 총리 부인 초청으로 캔버라의 국립초상화미술관을 함께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과 호주의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상을 논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와 모리슨 부인은 이날 미술관에서 팬데믹(대유행)과 기후위기 등 인류 공동의 문제와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로서의 여성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호주 국립초상화미술관은 호주 원주민, 정치인, 성직자, 예술가와 운동선수 등 다양한 호주 사회 구성원들의 초상화가 전시돼 호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미술관이다. 총 450여 점의 작품을 소장 중이며 매년 사진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인물사진도 아울러 전시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특히 호주의 산불과 가뭄 등 기후재난을 배경으로 한 인물 사진 앞에서 “흙먼지 가득한 삭막한 땅이 1년 후에 다시 촬영했을 때 초록으로 덮였다니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노력들이 깊게 다가온다”며 “미래세대에게 온전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기간 중 허용된 방문을 통해 창문 너머 어머니를 담은 초상 앞에서는 “어머니의 미소를 담으려 한 마음이 더욱 애틋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원주민 원로 마틸다 하우스, 호주 최초의 원주민 육상 올림피언인 프리맨 등의 초상을 보며 “다문화 사회인 호주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세상을 바꾸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이 역사를 만든다’ 특별전을 관람한 후에는 “호주 여성들의 당당함이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김 여사는 시드니 해양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 해녀, 바다의 여인들’ 전시를 언급하고는 “생태 친화적 어업공동체를 이끌어온 강인하고 따뜻한 한국 여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리슨 부인에게 관람을 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