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눈에 띄는 경기 둔화로 고심하고 있는 중국이 내년 초부터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15년) 장기 집권의 사활이 걸린 시기여서 적어도 5%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맥쿼리그룹의 래리 휴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우선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나 인프라 투자 같은 전통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쓰고도 효과가 없으면 부동산과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SC)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내년 경제성장을 떠받치는 데 재정 정책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올 4분기 경제성장률 시장 예상치는 3.1%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 투자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훨씬 넘은 6.5%의 성장을 기록한 역(逆)기저 효과가 올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18.3%에서 2분기 7.9%, 3분기 4.9%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알리바바 등 기업과 사회에 대한 규제가 시장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연간 목표치인 8%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적어도 3.8%의 성장이 필요하지만 시장은 이를 비관하는 셈이다.
내년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앞서 중국 관영 사회과학원은 “내년 잠재성장률이 5.3% 정도"라며 "정책 달성의 유연성을 위해 목표성장률은 5% 정도로 설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의 내년 전망을 5.1%로 제시했고 JP모건체이스는 4.7%까지 내려 잡았다.
지난 8~10일 진행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도 ‘안정 속 성장’을 목표로 적극적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통한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 컨설팅사인 플래넘의 천룽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