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중국산 고춧가루, 관세 적은 양념으로 속여 다량 밀반입

일당 5명 검찰 송치…'통관 봐주고 뒷돈' 보세사도 입건

해경이 압수한 다진 양념 고춧가루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해경이 압수한 다진 양념 고춧가루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중국산 고춧가루를 관세가 훨씬 적은 다진 양념(일명 다대기)으로 속여 국내로 몰래 들여온 일당이 붙잡혔다.



해양경찰청은 수입식품 안전관리 특별법 위반 혐의로 중국 교포 A(54·여)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해경은 또 A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세관 검사 때 적발되지 않게 도와준 보세사 B(56)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올해 2∼7월 중국 청도에서 고춧가루 28만8,000㎏(7억5,000만원 상당)을 다진 양념으로 위장해 인천항으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인천항 보세창고 인근에서 A씨 등으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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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아들 명의로 중국에서 농산물 제조공장을 운영한 A씨는 고춧가루에 물을 적셔 다진 양념으로 위장했다.

이들은 컨테이너 바깥쪽에는 다진 양념을, 안쪽에는 물에 적신 고춧가루를 숨기는 이른바 '커튼 치기' 방식을 활용했으며, 고춧가루 위에는 위장용으로 다진 양념을 올려놓기도 했다.

A씨 등은 관세를 줄여 이익을 얻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춧가루의 관세는 원가의 270%이지만 다진 양념의 관세는 45%로 훨씬 낮다.

보세구역에서 수입물품 등을 관리한 B씨는 A씨 등의 부탁을 받고 세관 검사 때 고춧가루가 아닌 다진 양념을 검사용으로 제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경기 포천의 한 공장에서 물을 증발시키는 작업을 한 고춧가루를 국내 시장에 유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관계자는 "A씨는 2014년과 2016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수사기관에 적발된 적이 있었다"며 "수입 화주만을 처벌하는 법을 악용한 A씨가 자신을 수출업자라고 주장해 당시는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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