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연준, 대차대조표 논의는 한다…축소는 금리인상 뒤 가능성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 가속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이지만 조기 금리인상을 포함해 추가적인 긴축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인데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서는 좋은 소식이 나왔습니다. 앞서 영국이 오미크론 변이에 경보를 발령했었는데 이날은 화이자가 먹는 알약 치료제인 ‘팍스로비드’가 입원과 사망확률을 90% 가까이 낮춘다는 최종 분석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이 약은 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기능을 차단해 자기복제를 못하게 막는 방식이어서 오미크론을 포함해 모든 변이에 효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남아프리가공화국에서도 2회 화이자 백신접종 시 입원확률을 70% 줄여준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여전히 높은 수준이죠.

어쨌든 시장의 관심은 12월 FOMC인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12월 FOMC에서 짚어볼 부분을 꽤 알아봤습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오늘은 FOMC와 금리 전망에 관해 추가적으로 나온 얘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월가 평균, “2023년 말에는 기준금리 1.5% 전망…인플레 내년에 4%, 2023년에는 3% 수준될 듯”


미 경제 방송 CNBC는 매번 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제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페드 서베이(Fed Survey)’를 내놓는데요. CNBC가 이코노미스트와 전략가 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를 기존의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합니다.

또 첫 번째 금리인상은 내년 6월이며, 내년과 2023년에 각각 3회씩 총 6번 금리인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고 하네요. 0.25%포인트씩으로 가정하면 2023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1.5%가 돼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내년 4%, 2023년 2.9%로 예상됐습니다. 실업률은 내년에 3.8%로 떨어질 전망인데요. 스티븐 블릿츠 TS 롬바르드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는 연준의 기준금리를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며 “유일한 희망은 금리인상이며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맨해튼의 NYSE. 월가에서는 평균적으로 내년 6월에 첫 금리인상, 이를 포함해 내년에 3회, 2023년 3회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다. /AP연합뉴스맨해튼의 NYSE. 월가에서는 평균적으로 내년 6월에 첫 금리인상, 이를 포함해 내년에 3회, 2023년 3회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페드 서베이’를 보면 인플레가 내년 2월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할 것이라고는 합니다. 하지만 내려온 수준이라는 게 여전히 4%에 가까울 것이고 2023년에도 3% 근방일 것이라고 하네요.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이 너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에 3차례, 2023년에도 3차례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 아니 올릴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 셈인데요.

이날 나온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11월 PPI는 1년 전 대비 9.6% 상승하면서 전망치(9.2%)보다 높았는데요. 두 자릿수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근원 생산자물가도 6.9% 올라 201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CPI와 PPI 오름폭이 계속해서 예상치를 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다만, 페드 서베이 관련 내용은 전반적인 평균 분위기가 이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이렇게 진행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월가 내에서도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점인데요. 릭 리더 블랙록의 채권투자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내년에 두 번, 2023년에 3~4번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연준이 그렇게 급할 것 같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12월 FOMC서 확실히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할 것”…“대차대조표 축소 금리인상보다 더 큰 충격 가능”


어제 전해드렸지만 내일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 증속 외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점도표 △경제전망 △인플레 관련 표현 △대차대조표 축소 등인데요.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서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얘기를 하게 될 겁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금리인상 부분에 큰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것과 함께 대차대조표의 향방이 새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팻 투미 공화당 의원은 CNBC에 “많은 이들이 예상하듯 연준이 이제 테이퍼링 가속을 결정할 것 같고 나는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를 원한다. 테이퍼링만으로는 긴축이 아니며 여전히 통화정책은 확장적”이라며 “대차대조표 축소는 매우 중요한 주제고 (연준의) 테이블 위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준은 언제, 얼마만큼의 속도로 할지 같은 것을 확실히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우리가 FOMC에서 그것(대차대조표 축소)을 곧바로 한다는 많은 얘기를 듣지 못했다. 연준은 우리에게 자산을 줄이기 전에 금리인상의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기사



워싱턴D.C.의 연준. 월가와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대차대조표 축소에 관한 논의는 하되, 구체적인 액션은 없을 것으로 본다. 금리인상 후 대차대조표 축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로이터연합뉴스워싱턴D.C.의 연준. 월가와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대차대조표 축소에 관한 논의는 하되, 구체적인 액션은 없을 것으로 본다. 금리인상 후 대차대조표 축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보통 경제정책 방향 전환 시에는 백악관과 정부와도 직간접적으로 논의를 하지만 의회와도 협의를 하게 됩니다. 투미 상원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대차대조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가 된 듯합니다. 물론 그가 금리인상이 먼저라는 인상을 줬다는 점, 알아둬야겠습니다.

시장의 반응도 비슷한데요. 블랙록의 리더 CIO는 “만약 파월 의장이 대차대조표를 이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 시장이 매우 놀랄 것”이라며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 후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상반기에 네번째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고 이 즈음에 대차대조표를 줄이지 않겠느냐고 보는데요.

이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말씀드렸듯 대차대조표 축소의 파괴력이 어쩌면 금리인상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오미크론 변이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원투 펀치를 동시에 날리기는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난해 1월 4조1,000억 달러였던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현재 8조7,000억 달러로 9조 달러 수준으로 불어난 상태인데요.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 손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대차대조표에 관한 논의는 하되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에 관한 질문을 받을 것이지만 나는 연준이 이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차대조표 관한 내용이 나중에 회의록에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대고용 판단 시 내년 봄에도 금리인상 가능”


추가로 짚어볼 부분은 조기 금리인상, 즉 봄 인상론 얘기인데요. 앞서 월가의 평균 반응은 내년 6월께 첫 금리인상을 포함해 내년 3회, 2023년 3회 정도로 보고 있다는 점을 전해드렸고, 블랙록은 내년에 2번, 2023년에 3~4번을 점치고 있다고 했었죠. 이와 관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윌리엄 잉글리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만약 연준이 경제가 최대고용의 문턱에 도착했고 가까울 시일 내에 더 많은 고용을 늘릴 수 없다고 판단하면 그들은 내년 봄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이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시장에서 내년 봄 금리인상 얘기가 나오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더 기다린다고 고용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면 연준이 생각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있다. /AFP연합뉴스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이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시장에서 내년 봄 금리인상 얘기가 나오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더 기다린다고 고용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면 연준이 생각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있다. /AFP연합뉴스


단순히 더 빨리 올려야 한다가 아니라 실익을 따져본 결과 인플레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금 수준에서 고용이 더 확 증가할 것 같지 않으면 그냥 인플레 대응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연준이 실무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새로운 포인트인데요. 이제는 12월 FOMC 결과를 보면 될 듯합니다. CNBC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첫 금리인상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은 인플레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내놓을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언제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지다”라고 분석했는데요.

12월 FOMC 결과도 ‘3분 월스트리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깊이 있는 분석을 최대한 빠르게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