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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자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책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 출간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이다. 누구나 누군가의 돌봄과 희생이 없었다면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며 지금은 아닐지라도 나중에는 나 역시 누군가를 돌보게 될 수도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 자폐 진단을 받은 아이,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돌보는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며 이제는 돌봄에 대한 인식 또한 바뀌어야한다.

여전히 돌봄은 내가 아닌 돌봄 노동자가 하는 일로 여겨지곤 한다. 최근 출간된 책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충분히 조명 받지 못했고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돌봄과 돌보는 삶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의 저자 페니 윈서는 어린 시절부터 우울증을 앓는 엄마를 돌봐야했고 스물두 살이 되던 해에 자살로 엄마를 잃었다. 물론 충격적이고 비통했지만 마음속 한구석에서 내심 참아왔던 숨을 내쉬는 자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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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3년 후, 큰아들 아서가 자폐 진단을 받았을 때 엄마와 함께 관 속에 묻어두었던 복잡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는 일을 힘들어한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꼈고 죄책감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엄마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아들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행복했다.

페니 윈서 저자는 엄마와 아들을 돌보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해보려는 깊은 호기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돌봄의 다채로운 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다양한 위치와 상황에 있는 돌봄자들을 만났다.

누구나 누군가를 돌보지만 여전히 돌봄을 제대로 말하지 않는 사회에서 왜 우리가 돌봄을 말하기 어려워하는지, 우리 사회는 장애와 만성질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돌보는 사람들이 겪는 깊은 좌절과 고통에 사회와 문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돌보는 사람이 소진되어 쓰러지기 전에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이 책은 저자를 포함한 수많은 돌봄자들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돌봄 현장에 있는 이들에게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돌봄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인간의 삶이 다 그렇듯 돌보는 삶에도 그만큼의 시련과 기쁨이 있을 뿐이라는 담담한 진실을, 우리 사회에는 돌봄을 돌보아야 한다는 힘 있는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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