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득보다 실 큰 ‘한국만의 규제’ 탈피…국제표준 적용 확대해야”

[이사람] 디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의 회장

■ 유럽계 기업 경영애로 토로

해상풍력터빈 인증 등 국제표준과 충돌

인력·비용 추가 필요…기업에 이중 부담

서울 마포구 쉥커코리아 사무실에서 디어크 루카트 DB쉥커코리아 대표 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성형주기자서울 마포구 쉥커코리아 사무실에서 디어크 루카트 DB쉥커코리아 대표 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성형주기자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고유한 규정과 기준 대신 국제 표준을 더 많이 사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디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회장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계 기업들이 경영을 하며 겪는 어려움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회원사 370여 개사는 자동차와 화학·식품·헬스케어 등 총 16개 산업 분야에 고루 퍼져 있지만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국제 표준이 통용되기를 바란다는 언급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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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주장은 비단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루카트 회장은 강조했다. 해외로 나가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국내 규정에 맞췄던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국제 표준에 맞춰 바꾸려면 시간과 노력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한국 정부는 그간 많은 국제 표준을 시장에 확대 적용해왔지만 여전히 몇몇 분야에서는 국제 표준과 맞지 않는 것들이 남아 있다”며 “만약 한국 정부가 주요 산업에서 동일한 인증 절차에 따른 간소화된 인증 절차를 적용한다면 기업 운영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트 회장과 ECCK 이사진 그리고 다수의 회원들이 해마다 발간하는 ECCK 백서는 완전한 국제 표준의 준수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발표된 올해 백서에는 총 114개에 달하는 건의 사항이 포함됐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주요 산업별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한국 정부, 공공기관과의 개방적이고 효과적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작성한 백서는 ECCK의 연례 활동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로 꼽히기도 한다.

이번 백서에는 ‘완전한 국제 표준의 준수를 지지한다’ ‘국내 기업만을 위한 맞춤형 규제와 제도는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 아니라 저해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ECCK는 이 백서에서 국제 표준과 동떨어진 한국만의 규제에 대해 사례를 들어 언급하기도 했다. 해상풍력 터빈 인증제도와 관련해 에너지공단의 한국표준(KS) 인증과 국제전기표준회의(IEC)가 충돌해 기업들이 이중으로 인증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 클라우드 보안 규정상 글로벌 인증이 상호 인정되지 않아 불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루카트 회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ECCK 활동이 다소 위축돼 아쉽다는 점을 피력했다. 앞서 언급한 백서의 발간에 맞춰 마련된 기자회견도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그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비즈니스 규제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 정부와의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하는 ECCK의 활동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회원사 간 교류를 촉진하는 네트워킹 행사는 2년간 거의 열리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ECCK의 많은 활동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들과의 회식 대신 ‘줌술(비대면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행하는 술자리)’을 할 정도로 사람들은 빠르게 상황에 적응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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