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공장이 떠난 뒤…군산경제의 추락

■실직 도시

방준호 지음, 부키 펴냄






지방 도시에서 기업과 공장이 떠나면 지역 노동자들의 삶과 도시 경제가 얼마나 피폐해지는 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전북 군산의 현지 주민 3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몰락한 도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됐는가’라는 의문을 안고 군산으로 향했으며, 6주 간 머물며 사람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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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은 지방 도시의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처절한 예시로 꼽힌다. 군산은 1990년대 들어 한국지엠(구 대우자동차)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조선소, 각종 협력업체들의 유입에 제조업 도시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7년 현대중공업이 군산 조선소의 가동을 중단했고, 이듬해엔 한국지엠도 군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일자리 4,859개가 사라졌고, 한국지엠 공장의 폐쇄는 협력업체 포함 3,000여 명의 실직자를 만들었다.

저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수도권 본사와 지역 생산기지 등을 다루며 군산의 경제 질서가 확립되고 무너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구직 급여 지급이 마감될 때까지 재취업에 실패해 치킨집 창업에 내몰리고, 어떤 이는 토박이로 머무르던 군산을 떠나기도 한다. 책은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인수한 전기차 업체 명신을 비롯해 작지만 지역에 뿌리 박은 기업이 위기를 교훈 삼아 자생력을 확보하려는 전환의 시도도 조명한다. 1만5,0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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