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제임스웨브 우주망원경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스푸트니크 쇼크’다. 1960년 당선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제임스 에드윈 웨브(1906~1992)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신임 국장으로 발탁했다. 웨브는 해리 트루먼 행정부 시절 예산·인사 전문가로 일하며 국무차관까지 지냈다가 정권 교체로 민간 기업을 전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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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브는 소련보다 먼저 달에 인류를 착륙시킨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건 ‘아폴로 계획’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첫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7호 발사 직전에 사임했지만 아폴로 미션은 계속 진행됐다. 미국은 1969년 7월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키면서 우주 최강국이 됐다. 나사가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나서면서 이를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JWST)’이라고 명명한 것도 아폴로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성능을 지닌 JWST가 25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당초 2000년대 후반 우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계속 미뤄지다가 이번에 우주로의 긴 항해에 나서게 됐다. 개발에만 약 100억 달러(약 11조 9,000억 원)가 투입된 JWST는 기존 허블 망원경보다 최대 100배가량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특히 적외선(열)을 잡아내는 데 특화돼 있어 빅뱅 직후인 135억 년 전쯤 생긴 빛을 잡아내 우주 탄생의 실마리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주산업은 무한히 확장하고 있다. 미국은 안보와 기술 차원을 넘어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었고 중국은 달 뒷면 착륙과 화성 도착 같은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우주굴기’로 내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월 누리호 발사에 나섰지만 ‘미완의 성공’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우주산업을 새로운 국가 동력으로 삼겠다며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립 서비스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나라의 미래와 안보가 달려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구체적 비전과 실천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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