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헌법적 언론인 사찰 중단하고 책임자 문책하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기자들의 통신 자료를 무더기로 조회한 데 대해 주요 언론 단체들은 ‘반헌법적 언론인 사찰’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23일 공동성명을 통해 “수사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언론인과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은 수사권 남용이고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성명은 “취재 목적 혹은 개인적 사유로 통화한 언론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통신 조회는 헌법상 보장된 통신 비밀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언론 자유를 위협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과거 언론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불법 표적 사찰’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15개 이상 언론사의 법조팀·정치부 기자 등 현직 언론인과 정치인 등 최소 120여 명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제 조사’ 등 공수처를 비판한 기자는 물론 연관된 다른 기자, 언론인 가족들의 통신 자료까지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의 가족 정보까지 조사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기자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도 아니다. 이런데도 공수처는 “절차상 불법은 없었다”면서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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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올해 출범한 뒤 끊임없이 정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체 수사 중 야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사안이 3분의 1이나 되지만 여당 대선 후보와 연관된 ‘대장동 의혹’ 사건은 외면하고 있다. 게다가 공수처가 아직까지 구속·기소한 성과가 전혀 없어서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수처는 사찰을 즉각 중단하고 책임자를 찾아내 문책해야 한다. 엄정한 수사를 거쳐 위헌적 범죄를 저지른 관계자의 법적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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