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S머니]"긴축 악재에 기관투자 확대…비트코인 6만弗 넘을 것" 우세

비트코인 2주만에 5만弗 돌파…랠리 가능할까

국내서도 6,200만원대 '김프'도 2%로 줄어

연말 위험자산 랠리 타고 암호화폐도 상승세

"5만 3,000~5,000달러가 강세장 관건...연준 악재도 소화됐다"

반면 "전세계 긴축으로 골디락스 끝나...투기자산 타격받을 것"






비트코인 가격이 23일(현지 시간) 약 2주 만에 5만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6만 9,000달러까지 올랐다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 움직임,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내려앉았던 암호화폐가 연말 ‘산타 랠리’를 펼칠지 이목이 쏠린다.

24일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한국 시각)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약 5% 오른 개당 5만 9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약 2주 만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역시 같은 시각 개당 4,080달러로 3.4% 오르며 4,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200만 원으로 약 1%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497만 원으로 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비싼 정도를 보여주는 ‘김치 프리미엄’은 2.4%를 기록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최근 암호화폐 하락 장에서 7~8%까지 오르며 해외보다 국내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지만 24일에는 2%대까지 줄었다. 김치 프리미엄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가격 거품 우려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다시 반등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2조 3,800억 달러로 이달 초 이후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긍정적인 투자 심리가 금융시장에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23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전날에 비해 0.62%(29.23포인트) 상승한 4725.79로 지난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깨고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조사 업체 베어드의 투자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블룸버그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큰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며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 다른 위험 자산보다 더 오르고,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 다른 투자 자산보다 더 많이 내린다. 확실한 것은 변동성 헤지(위험 회피) 수단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비트코인이 연말 산타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쪽에서는 개당 5만 3,000달러와 5만 5,000달러가 상승 랠리를 가늠할 수 있는 기술적 상한선이라고 보고 있다. 5만 3,000~5만 5,000달러를 넘기면 다시 6만 달러대를 넘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최근 암호화폐 급락은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인데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4만 달러대 후반에서 지지선을 확인했으므로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디지털 자산 거래소 비트뱅크의 시장분석가 하세가와 유야는 CNBC에 “미 연준의 긴축이 내년도 암호화폐에 가장 큰 리스크 요소인데 연준은 긴축 기조를 발표했고 시장가격에 이미 반영됐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긴축은 암호화폐에 있어 지나간 뉴스라는 뜻이다. 폼프 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폭스 비즈니스에 “비트코인은 해마다 연말이면 크게 상승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론도 나온다. 서식스대학의 금융학 교수인 캐롤 알렉산더는 CNBC에 “내년에 비트코인은 1만 달러까지 급락할 것”이라며 “지난 1년 반의 상승분이 증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BC는 그의 이 같은 주장은 비트코인이 근본 가치가 없고 투자 대상이라기 보다 ‘장난감’에 가깝다는 생각에 기반한다고 전했다. 그는 “2018년 비트코인은 약 2만 달러에서 3,000달러로 폭락했다”며 “역사는 반복된다. 내가 비트코인 투자자라면 빠른 시일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기관투자가의 코인 투자가 늘 것이라는 점을 향후 강세장의 주된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은 최근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기관투자가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실제 행동에 옮겨왔다”며 “기관투자자가 현재 금의 시가총액(12조 달러)의 10%어치만 비트코인을 사들여도 가격은 11만 4,0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알렉산더 교수는 “옹호론자들은 ‘폭락의 역사와 이번은 다르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역사는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유니온뱅크의 프라이빗뱅킹 부문 수석 주식전략가 토드 로웬스타인은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적합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는 끝나가고 있고 유동성 물결은 빠져나가고 있다”며 “암호화폐를 포함해 과분하게 고평가된 자산과 투기적 투자처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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