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盧도 주홍글씨 지워줬는데...文, 또 대기업 총수 사면 '0'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대기업 관계자는 빠져

이재용 찬성 여론에도 못미친 정치인만 사면

경제인 사면 DJ 때 시작해 盧정부부터 활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복권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가운데 주요 기업인 사면은 눈에 띄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각종 조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사면 찬성 여론은 최근까지 60~70%에 달했는데, 이보다 국민적 지지가 낮은 정치인들에게만 면죄부를 준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의 사면은 배제한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기업인들에게만 엄격하게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24일 정부가 발표한 특별사면 대상(001680)자 3,094명 중 경제 관련 인사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인 38명에 불과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사면 대상에서 애초부터 빠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통틀어 봐도 사면 조치를 받은 재벌 총수는 지금껏 단 한 명도 없다. 지난 8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가석방 결정을 내린 게 사실상 전부다. 이와 달리 정봉주 전 의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공성진·신지호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정치 관련 인사 상당수는 현 정부에서 사면·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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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이 같은 기조는 이전 정부와도 크게 구분되는 것이다. 경제인 사면은 ‘경제 살리기’가 최대 화두가 된 외환위기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노무현 정부 때부터 활기를 띠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이 끝난 직후인 2002년 12월31일 조양호 전 한진(002320)그룹 회장, 김선홍 전 기아(000270)그룹 회장,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2월12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이유로 박용성·박용만 전 두산(000150)그룹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001230)그룹 회장 등을 대거 사면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그해 12월31일 사면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08년 광복절에 재벌 총수를 여럿 사면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등이 사면·복권됐다. 2009년 12월31일에는 평창 올림픽 유치를 명분으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원포인트’로 사면했다. 2010년 광복절에는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김준기 전 DB(012030)그룹 회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을 사면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광복절에 최태원 회장, 2016년 광복절에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을 각각 사면했다.

재계는 이번 사면 대상에 기업인이 또 빠진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워 하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다만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사면 관련 공식 입장 내는 것은 자제했다. 경총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단한 정부의 입장에 공감한다”며 “경제계 또한 상생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최선에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윤경환 기자·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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