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글로벌 건설시장 호황에…두산밥캣 '기지개'

美·EU 신규 주택·인프라 확대

증권가 "내년 매출 7조 육박"

기관, 석달간 353억 순매수





두산밥캣(241560)이 주가 반등의 시동을 걸었다.



해외 주택 경기 호조를 등에 업고 실적이 개선되면서 ‘큰손’인 기관투자가들의 매수가 몰리고 있다. 그간 그룹 전체를 짓눌렀던 구조 조정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투자 맥박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두산밥캣은 전일보다 1.51% 오른 4만 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수급 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억 원, 15억 원을 팔아치웠지만 기관이 22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최근 3개월간 353억 원을 순매수하며 두산밥캣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두산밥캣에 기대를 걸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업황 개선이다. 두산밥캣은 글로벌 소형 건설 장비 점유율 1위다.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다. 두산밥캣 매출에서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주택시장은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다. 11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약 168만 건으로 전월 대비 11.8% 증가하며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에 따르면 미국의 누적 부족 주택 규모는 524만 가구에 달한다. 지난 11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도로·교통·철도·항공·항구 등 대형 인프라 시설에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 또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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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간 제품군 확대 노력도 업황 개선에 일조했다. 주요 시장인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콤팩트 트랙터, 소형 굴절식 로더(SAL), 제로턴모어(잔디깎이 장비) 등 GME(농경 및 조경 장비) 신제품을 선보였다. 콤팩트 트랙터 판매량은 출시 첫해인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평균 110% 증가하고 있다. 제로턴모어 제품은 사업을 인수한 지난해 대비 올해 판매량이 4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반등의 신호는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올해 매출 5조 5,337억 원, 영업이익 5,686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각각 29%, 44% 증가한 것으로 직전 사상 최대였던 2019년의 매출 4조 5,096억 원과 영업이익 4,770억 원을 크게 웃돈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제조업 평균을 훌쩍 뛰어넘은 10.3%로 추정된다.

내년 전망도 밝다. 증권가의 내년 매출 예상치는 6조 4,000억 원대다. 회사 내부에서는 매출 7조 원을 노려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시장의 이연된 경기회복 수요 반영, 미국의 인프라 투자 수혜, 낮은 재고 상황과 신제품 판매 호조, 산업차량 실적의 연간 반영과 수익성 회복 등으로 인해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긍정적인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과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 등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을 보이는 점도 두산밥캣에 긍정적인 신호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잇달아 상향한 것도 이 같은 까닭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0일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두산중공업의 유동성과 자본 구조를 개선하고 이러한 개선은 두산중공업과 관련된 두산밥캣의 리스크를 완화한다는 점에서 두산밥캣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곳간이 채워지면서 배당 정상화도 기대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지배구조가 안정되며 시가 배당률 3%인 2019년 수준의 배당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미주 수요 회복 및 호황 사이클을 고려해 목표 주가도 5만 4,000원에서 5만 5,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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