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이래도 메타로 가?" 애플, 핵심 인력에 자사주 최대 1,000주 지급

관리자급 연간 스톡그랜트 수준

최대 18만 달러 주식 보너스 전례 없어

AR·VR, AI, 칩 설계, 자율주행 등 대상

이달 중순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해 애플 로고를 단장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스토어 전경 /정혜진특파원이달 중순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해 애플 로고를 단장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스토어 전경 /정혜진특파원




애플이 핵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일부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자사주 인센티브 지급을 단행한다. 규모는 5만 달러부터 최대 18만 달러에 달한다. 메타버스 등 차기 주도권 확보를 두고 메타와 서로 인재를 뺏고 뺏기는 경쟁 속에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주 칩 설계·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부문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최대 18만 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이 보너스는 4년에 걸쳐 지급되는 형태로, 회사에 오래 남아 있어야 얻을 수 있는 유인이 커진다. 익명의 애플 관계자에 따르면 고성과를 낸 인력에게 지급되는 보상 형태로 많은 엔지니어들이 대략 8만 달러, 10만 달러, 12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받게 된다. 이는 관리자급에게 지급되는 연간 스톡 그랜트(회사 주식 무상 지급)와 비슷한 규모다. 애플 주가는 올 한 해 36% 가량 올랐고 시가 총액은 3조 달러에 육박하기 때문에 자사주 보너스 매력도가 클 수밖에 없다.



애플의 보상 체계는 보통 기본 연봉, 자사주, 현금 보너스로 이뤄져 있다. 보너스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하는데 반해 연봉에 버금가는 수준의 이 같은 자사주 보너스는 시기와 규모 면에서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례적으로 자사주 보너스를 단행하게 된 데는 메타와의 인재 유치 경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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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 지역의 양대 빅테크로 꼽히는 이 두 회사는 최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헤드셋을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현재는 오큘러스 헤드셋이 승기를 쥐고 있지만 내년 중 애플 역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두 회사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주도권은 곧 핵심 인력 확보에 달렸기 때문에 인력 쟁탈전도 격렬한 상황이다. 최근 몇 달 간 애플의 엔지니어 100여명이 메타로 이탈해 애플에게는 큰 손실을 입혔다. 메타는 애플의 AR·VR, A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애플 역시 최근 메타의 리얼리티랩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인 안드레아 슈베르트를 영입하는 등 관련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또 애플은 최근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올해 뼈아픈 인력 이탈을 겪었다.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더그 필드가 포드로 이직한 데 이어 데이브 스캇, 제이미 웨이도, 데이브 로젠탈, 벤자민 리온 등 핵심 인력들이 이탈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내년 중 주 3회 이상 출근을 요구하는 방침을 세웠는데 이 같은 방침이 메타를 비롯한 다른 경쟁사에 비해서는 엄격하기 때문에 더 센 유인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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