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조류 충돌이 자주 발생하는 도내 도로 투명방음벽 5곳에 방지시설(스티커 필름)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시범사업 이전 대비 폐사체가 9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시범사업 대상지 부근 조류 폐사체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집계·분석한 결과 조사 1회당 폐사체가 2019년부터 방지시설 설치 전(올해 6월 전후) 2.8마리에서 방지시설 설치 이후인 9~11월 0.1마리로 줄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도는 지난 9월 조류 충돌이 빈번한 수원 신동사거리 주변, 고양 삼송 LH 12단지 주변, 고양 원흥초등학교 남측 주변, 하남 미사호수공원 주변, 양주 옥빛중학교 주변 등 투명방음벽 5곳(총연장 2.33km)에 세로 5cm·가로 10cm 이하 간격의 무늬를 넣은 필름과 스티커를 부착한 바 있다.
이후 자원봉사단을 중심으로 9월부터 11월까지 사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모니터링은 자원봉사단과 기존 민간 환경 활동 인이 투명방음벽 부근 조류 폐사체를 확인하고 온라인기반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에 사진 등과 함께 입력하면 국립생태원이 이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범사업 이전 사전 모니터링도 같은 방식이었다.
국립생태원이 분석한 시범사업 사전·사후 모니터링 비교 결과를 보면 사전 153회 조사에서 충돌 건수 436건이 발생했고, 사후 32회 조사에서 충돌 건수는 4회다. 주요 지점을 보면 하남 미사호수공원 주변 투명방음벽은 시범사업 이전 33회 조사에서 충돌 100건이었으나 방지시설 설치 후 8회 조사에서 단 4건의 충돌만이 확인됐으며, 사업대상지 중 다른 지점의 경우에는 폐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홍지선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전국적으로 연간 약 800만 마리의 야생조류가 사람의 편의와 미관을 위해 설치된 투명 인공구조물로 인해 폐사되고 있는데, 우리의 노력으로 그 희생이 현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했다”며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공존을 위한 인간의 작은 배려가 절실한 때임을 모두가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