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은행 내년 키워드는 '디지털·유연성·젊은 리더·탈금융'

[4대 시중銀 인사·조직개편 분석]

빅테크 경쟁 대비 디지털인재 영입

컨트롤타워 맡을 전담본부 신설하고

조직·직급 단순화해 협업환경 구축

70년대생·여성 임원들 적극 발굴

마이데이터 기회 삼아 비금융 확대

ESG 강화·메타버스 구현 노력도





‘디지털 전환’ ‘애자일(agile·민첩한) 방식의 유연한 조직 문화’ ‘탈금융’ ‘젊은 리더·여성 인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이 올 연말 단행한 인사·조직 개편을 통해 본 내년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다. 내년에는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다 유연한 조직 문화를 확립해 디지털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담겨 있다. 아울러 적극적인 여성 인재 발굴과 젊은 피 수혈 등 세대교체를 단행해 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디지털 전환 강화=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연말 조직 개편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분야는 디지털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 관련 부서를 추가 신설하는 등의 방식으로 내년에는 보다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그룹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산하에 ‘디지털콘텐츠센터’와 디지털 플랫폼 품질관리 전담 조직인 ‘플랫폼QC 유닛’을 신설했다. 고객에게 보다 업그레이드된 디지털 콘텐츠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KB국민은행도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는 ‘디지털신사업부’ 등을 추가로 뒀다.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비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콘텐츠센터장과 고객경험디자인센터장을 모두 외부에서 영입했다.



신한은행도 ‘디지털개인 부문’을 신설해 디지털 중심으로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신설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혁신본부’는 앞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내년 중점 추진 과제인 ‘디지털 퍼스트’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개인 리테일 사업을 총괄하는 ‘리테일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테일 대면·비대면 채널을 통합 운영해 상품 판매의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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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조직운영 확대=유연하고 신속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플랫폼 조직’으로의 전환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빠르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국내영업조직의 영업본부를 폐지하는 대신 ‘영업그룹’을 신설해 기존 3단계(콜라보그룹·영업본부·지역영업그룹)였던 의사결정을 2단계(콜라보그룹·영업그룹)로 단순화했다. 국민은행은 ‘단·실·센터·부·유닛’으로 구성된 부서급 본부 명칭을 ‘센터·부’로 단순화하고 부서급 조직장을 부장급에서 임원급까지 확대해 직위 운영체계 유연성을 높였다. 신한은행은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조직인 ‘트라이브(Tribe)’를 새롭게 구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제 수행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자원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만약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한다면 기존 부서가 전담하기보다는 트라이브 조직을 구축한 뒤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여러 부서들이 협업하는 방식이다. 트라이브 리더가 맡은 과제를 총괄해 추진한다.

◇젊은 임원 발굴·여성 인재 전진 배치=여성 리더를 적극 발굴해 각 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긴 점도 공통된 조직 개편 트렌드다. 신한금융은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을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전문회사인 신한DS 최고경영자(CEO)로 낙점해 그룹 처음으로 여성 CEO를 발탁했다. 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는 김명희 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을 신규 영입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KB금융그룹 총괄부문장을 겸직하며 3명의 부회장들과 함께 4인 그룹 체제를 맡게 됐다.

국민은행에서는 올해 여성 경영진(본부장급 이상) 6명이 신규 선임돼 총 10명으로 늘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여성 본부장 2명을 추가 선임해 여성 임원급은 5명으로 늘었다. 1970년대생 임원이 확대된 것도 눈에 띈다. KB금융과 국민은행에서는 1970년대생 임원 6명이 신규 선임돼 지난해(1명)보다 5명이나 늘었다.

◇탈금융 강화=전통적인 금융 업무 외에도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 비금융 분야를 강화한 점도 이번 조직 개편의 특징이다. KB금융은 전략총괄(CSO) 산하에 ‘ESG본부’를 신설했다. KB금융 관계자는 “ESG 경영 중장기 로드맵과 그룹 탄소 중립 전략 등을 기반으로 계열사별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전 금융권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 전담 부서인 ‘마이데이터(MyData)사업부’를 신설했다. ‘초개인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혁신기술사업부’를 신설해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와 금융을 결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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