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2021년 펀드시장 결산] 해외펀드 설정액 57%↑ 22조…ETF 덩치 40% '쑥'

공모펀드 설정액 300조원 넘어

ETF 순자산 40% 늘어 70조원

메타버스·2차전지 등 테마 열풍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12.8%

사모펀드 비중 더 늘어 55%로





2021년 펀드 시장에서는 2차 전지와 메타버스·친환경 바람에 힘입어 이를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장이 단연 눈에 띈다. 한 해에만 50% 안팎의 수익률을 낸 상품이 다수 등장한 덕분에 전체 시장의 순자산 총액(AUM)은 70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펀드 시장은 개별 주식시장만큼 ‘서학개미’가 주도했다고 할 정도로 해외투자 바람이 거셌다. 8조 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는 지난해보다 57%나 급등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ETF를 포함한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22조 2,640억 원으로 지난해 말 14조 1,295억 원보다 8조 1,345억 원(57.6%)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47조 5,626억 원에서 52조 4,312억 원으로 4조 8,686억 원(10.2%) 느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펀드로까지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순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공모펀드는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다. 연초 이후 이달 20일까지 순자산이 1조 2,979억 원이나 늘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열풍이 강했던 이유는 수익률에서 잘 나타난다.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12.82%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5.33%)보다 월등히 높았다. 인도와 베트남 펀드는 각각 42.1%, 41.0%의 고수익을 올렸다. 반면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13.66%를 기록해 희비가 갈렸다.

ETF 열풍에 전체 ETF 순자산 덩치가 처음으로 7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73조 994억 원으로 지난해 말(52조 365억 원) 대비 40.4% 불어났다. 이 가운데 액티브 ETF 순자산 규모는 11월 말 기준 전체 6%(약 4조 5,000억 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말 대비 약 112% 늘어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덩달아 전체 국내 공모펀드 설정액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ETF 포함) 전체 국내 공모펀드 설정액은 300조 1,7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56조 2,232억 원) 대비 43조 9,528억 원(17.15%)이나 늘었다. 지난해 전체 설정액 증가치(19조 232억 원)의 두 배를 웃도는 빠른 속도로 시장 몸집을 키운 것이다.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상위 5개 펀드 중 4개가 ETF였다.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올 한 해만 1조 5,924억 원을 끌어모으며 1위에 올라섰다. 액티브펀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가 6,279억 원을 흡수하며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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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의 높은 성장 원동력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테마주였다. TIGER미디어컨텐츠(58.45%), KBSTAR게임테마(55.98%), KODEX2차전지(43.45%),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66.83%) 등 올해 시장을 주도한 메타버스·2차전지·원자재 관련 상품들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실 실장은 “2차전지·친환경 등 테마는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그 인기는 지속될 것 같다”고 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 상품보다 해외 주식형 상품을 선호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24일 기준 올해 순자산 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3종 ETF 모두 미국·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ETF였다. 중국 전기차·2차전지 관련주에 투자하는 타이거(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는 지난해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순자산 총액이 3조 868억 원 늘어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반면 순자산이 많이 줄어든 하위 3개 종목은 국내 증시와 채권에 투자하는 ETF였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TIGER 200 ETF는 이 기간 순자산이 7,776억 원 감소해 상장 ETF 가운데 순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줄었다.

펀드 시장에서 사모펀드의 성장세는 여전히 빨라졌다. 국내 공모펀드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209조 7,455억 원으로 사모펀드 시장 규모(258조 1,464억 원)에 뒤처져 있다. 20일 기준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의 격차는 60조 8,330억 원으로 2020년의 48조 4,009억 원보다 확대됐다. 이런 탓에 공모펀드 시장과 사모펀드 시장의 비중은 2020년 말 공모펀드 44.8%, 사모펀드 55.2%로, 연말에는 사모펀드 비중이 58%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 팀장은 “베트남 주식시장은 막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빠른 모바일 인프라 보급에 따라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유입된 수혜를 입었고 미국 시장 역시 내년에 자산 시장에 풀린 유동성과 함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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