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기자의 눈] 내년 전세시장이 두렵다

변수연 건설부동산부





최근 부동산 관련 고민을 털어놓는 지인이 부쩍 늘었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현재 갖고 있는 물건들을 언제 처분하는 것이 좋을지 묻는 질문들이 대부분이다. 내년 본격적으로 하락장이 시작될지 관심을 갖는 건 시장 참여자뿐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제3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하향 안정 흐름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라며 매매 시장에만 초점을 맞췄다.



많은 이들이 주택 매매가격의 향방을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 내년은 매매보다 전세 시장이 더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 2년 전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전세 물량이 나오는 내년 8월을 전후해 전세 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매매 시장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승·보합·하락 등으로 전망이 엇갈리지만 전세 시장에 대해서만큼은 대부분 같은 견해를 보인다. 반전세 또는 월세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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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올해 마땅한 전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홍 부총리가 8월부터 11월까지 여러 차례 연내에 추가 전세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다.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단기간 정책 변화로 시장에 더 큰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이는 곧 전셋값의 큰 상승으로 이어졌다. 3기 신도시 등 주요 지역의 사전청약도 시작됐지만 이 역시 전세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분양 받고 기다려야 하는 3년의 시간도 긴데 입주까지 그 두세 배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전셋값 상승은 결국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올 연말 정부는 국민의 눈을 매매 시장에만 돌려놓고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 전세 시장이 두렵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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