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코로나 봉쇄령' 장기화에…삼성, 시안 낸드 생산라인 축소

"임직원 안전·건강 최우선 고려

반도체 라인 탄력적 조정 중"

글로벌 낸드 공급망 영향 줄듯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시의 ‘코로나19 봉쇄령’에 현지 공장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축소 조정한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생산 계획에 악영향이 생기면서 글로벌 낸드 공급망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현지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9일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생산 라인의 탄력적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회사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언급한 ‘탄력적 조정’은 사실상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반도체 감산이 불가피함을 뜻한다.



중국 시안시는 지난 22일부터 도시 내에 ‘봉쇄령’을 내리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초강수를 두고 있다. 도시로 통하는 모든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시민들은 집 안에 머무르면서 식료품 구매를 위한 외출만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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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사업장에서 2개의 낸드플래시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는 봉쇄령 이후 공장 운영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물류 마비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소재나 부품을 제때 수급받지 못하는 데다 공장 임직원들의 발이 묶여 반도체 팹 운영 전반이 크게 어려워진 것이다. 삼성은 시안시 정책 발표 이후 비상 체제를 가동했지만 각종 악재가 겹치며 생산량 축소를 피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 사업 계획뿐만 아니라 반도체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종류인 낸드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시안 사업장에서 회사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가량을 만든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완성된 칩을 만들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한번 축소한 생산량을 다시 복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삼성의 영향력과 반도체 공정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가 세계 낸드 플래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도 상당 기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 봉쇄가 풀려야 정상 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향후 완성된 메모리 제품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외에도 시안에는 삼성의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SDI 공장도 있다. 시안에 전기차용 배터리 설비를 갖춘 삼성SDI는 아직 생산 라인이 차질 없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전용 공장을 짓고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중국 안경환신그룹·시안고과그룹과 합작으로 설립됐다. 회사 측은 “현재 생산하는 데 문제가 있지 않다”면서도 “(도시 봉쇄령이) 엄중한 상황인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우시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SK하이닉스, 중국 각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은 아직 현지 생산 라인 운영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해령 기자·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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