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포용 금융’이 꼭 필요한 지금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는 코로나19의 대유행과 더불어 매서운 한파까지, 현재 서민과 취약 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더 무서운 것은 취약 계층이 날마다 느끼고 있는 이 경제적 어려움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설립 이후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임직원과 힘을 모아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회 공헌 활동이 서민과 취약 계층에 보다 빠르게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면 포용 금융 실천은 이보다는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다. 그러나 금융 공기업인 주택금융공사는 신용 회복 지원자 특례 보증 등과 같은 주요 업무를 바탕으로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저신용 금융 취약 계층이 제도권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그들의 재기를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필자는 올해 초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포용 금융을 통해 경제적 약자의 재기를 돕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활동이야말로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공공기관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현재까지도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소득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프리랜서와 같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금융 소외자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공사는 지난 5월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방문판매원, 학습지 교사, 프리랜서 등 특수고용 근로자의 보금자리론·적격대출 상환 부담을 적시에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맞춤형 원금 상환 유예 특례’를 실시했다.

9월에는 서민금융진흥원과 ‘HF(Happy+Finance) 재기 지원 패키지’ 업무 협약을 맺고 주택금융공사의 정책 모기지 포용 금융 지원(채무 지원 패키지)을 받은 고객들에게 취업 지원, 자영업 컨설팅 등 서민금융진흥원의 경제적 자립 프로그램을 연계 지원해 취약 계층이 제도권 내에서 경제적인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 전세자금대출 등이 부실화한 경우라 할지라도 해당 채무자의 일상생활 보장과 권익 보호를 위해 과도한 추심 연락을 제한하고 부실 채무에 대해 부과되는 연체이자율을 3%포인트 인하하는 등 채무자가 재기에 필요한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금융 포용성을 제고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겨울 한파가 매섭다고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진 취약 계층에 추위보다 무서운 것은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보금자리를 잃거나 돈을 벌 수 없어 자생이나 가족 부양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공존하고 상생하는 곳이며, 우리 후손을 위해서도 지속 가능해야 하는 곳이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포용 금융의 실천이 꼭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