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내년도 가계 부채 증가율을 4~5%로 제시한 가운데 토스뱅크 등 새로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여건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인터넷은행의 대출 총량 한도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 10월 출범하자마자 9일 만에 올해 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해 대출 영업 중단 사태를 겪었다.
고 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 기자단과 송년 인사를 나누고 “내년도 가계 부채 증가율을 4~5%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며 은행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위원장은 “새로 출범한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여건이 다르다는 부분을 고려해 정할 예정”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은 (가계 대출 규제 예외로) 충분히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자리에서도 거듭 가계 부채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내년 업무 계획에서도 첫 번째 과제로 가계 부채 관리 강화를 꼽았다. 그는 “비이성적 과열에 의한 버블과 과도한 신용 공급에 의한 버블은 나눠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이성적 버블은 사전 대응을 못하지만 과도한 신용 부채에 의한 버블은 금융 당국이 사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계 부채 관리와 실수요자·서민층의 보호를 각각 ‘차가운 머리, 따뜻한 가슴’에 비유했다. 그는 “‘차가운 머리, 따뜻한 가슴’은 금융·경제정책을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라며 “차가운 머리를 갖고 법과 원칙에 맞는 경제정책을 하면서 따뜻한 가슴으로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어려운 경제적 약자를 배려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률과 관련해서는 “내일 발표할 수 있을지 며칠 늦어질지 모르겠다”며 “금명간 발표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고 위원장은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 소비자 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