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가 영국 인터넷은행 스타트업인 몬조 지분을 인수했다. 텐센트는 이미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등의 핀테크 기업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문어발식 확장에 나서면서 글로벌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텐센트 제국’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텐센트는 몬조 펀딩에 참여해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아부다비 그로스펀드가 주도한 5억 달러 규모의 펀딩 라운드 중 텐센트의 투자 규모는 1억 달러로 알려졌다. 펀딩 소식이 알려진 후 몬조의 기업가치는 45억 달러(약 5조 3,500억 원)로 상승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몬조는 ATM카드와 스마트폰 앱으로 운영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주식 투자 및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가졌다.
텐센트는 몬조가 아직 스타트업에 불과하지만 이 기업의 미래 가치와 시너지 효과를 내다보고 거액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텐센트는 아르헨티나의 모바일결제 애플리케이션 우알라에 이어 프랑스판 ‘토스’로 알려진 스타트업 콩토와 리디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지털금융 스타트업 타임 등의 지분도 확보했다.
텐센트의 이 같은 행보는 핀테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FT는 “중국 정부가 위챗 등 기술 서비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자 텐센트가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 기업 투자를 앞세워 금융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텐센트는 이런 방식으로 이미 게임과 미디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영국의 게임 개발 업체 서모그룹 등 게임 관련 21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2019년에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영역에 총 125차례나 집중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