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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날개 단 원자력, 지난해 영광 다시 누릴까

EU 원전 택소노미 포함 소식에

한전기술 3.7%·두산중 2.7%↑

"국내 원전기업 유럽진출 교두보

원전 밸류체인 건설사도 주목해야""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가동 중단이 임박한 독일 바이에른주 군트레밍엔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가동 중단이 임박한 독일 바이에른주 군트레밍엔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을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사업’으로 분류했다는 소식에 원전 관련주가 새해 첫날부터 활짝 웃었다.

EU가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지난해 신재생에너지의 대안으로 부각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간 원전 관련주가 다시 랠리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와 주가 흐름도 ‘매우 맑음’ 분위기다. 그린 택소노미는 EU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투자 목록을 분류한 체계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기술(05269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76% 오른 8만 8,200원으로 새해 첫날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9만 3,000원까지 치솟아 지난달 22일 9만 3,100원 이후 7거래일 만에 9만 원을 재차 탈환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EU가 원전의 택소노미 포함 여부를 이달로 연기하며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반등이다. 지난달 20일 9만 8,700원까지 오른 주가는 8만 5,000원으로 13.88% 빠지며 아쉬운 한해를 마감한 바 있다. 이 기간 3조 7,723억 원이었던 시가총액도 5,000억 원 넘게 빠져 3조 2,487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가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 초안에 포함했다는 외신 보도가 1일(현지 시간) 전해지면서 국내 원전 관련주에도 온기가 스며들었다. 한전기술과 함께 국내 대표 원전 관련주로 분류된 두산중공업(034020)도 이날 2.70% 올랐고 한전산업(130660)(1.64%)·일진파워(094820)(2.54%)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원전의 그린 택소노미 포함은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의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원전 관련주가 지난해 영광을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지난해 원전 관련주들은 친환경 정책으로 물가가 오르는 그린플레이션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한전기술과 한전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무려 323.94%, 248.57% 크게 올랐고 두산중공업(256.64%)·일진파워(227.49%) 등 원전 관련주 대부분의 상승률이 가팔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력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K택소노미와 별개로 EU의 원전 택소노미 포함은 국내 컨소시엄이 유럽 지역에 원자력발전 플랜트를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원전 관련주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원자력발전 플랜트 밸류체인에 속한 건설업체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체코·폴란드 원전 입찰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에 시공사로 참여하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 및 설치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건설 같은 건설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일부 회원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변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내 택소노미 최종안이 정식 발표될 때까지 각국 및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가 가능하며, 발표 이후에도 EU 혹은 EC의 과반 국가가 동의할 시 거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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