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지지율 하락 비상 걸린 바이든, 새해 첫 일정은 '밥상 물가 잡기'

소고기, 돼지고기 값 잡기 나서

"경쟁없는 자본주의는 착취"

조 바이든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소규모 농장, 목장 업체들과 육류가격 인하를 위한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조 바이든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소규모 농장, 목장 업체들과 육류가격 인하를 위한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소규모 육류 업체들에게 10억 달러를 지원하고, 수입된 고기라도 미국에서 가공만 하면 ‘미국산’으로 표기하는 현행 규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육류 업계를 장악한 대기업들이 시장을 왜곡하며 가격 인상을 조장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소규모 농장·목장 업체들과 육류 가격 인하를 위한 화상 회의를 진행한 후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해 첫 일정으로 ‘밥상 물가 잡기’에 나선 것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지지율 하락 세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올해 11월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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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4곳의 대형 육류가공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경쟁 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다. 그건 착취”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지금 육류 업계에서 나타나는 일”이라며 “소규모 독립 농장과 목장이 업계에서 쫓겨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대를 걸쳐 지녀온 가족의 유산과 존경, 존엄이 공격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소규모 가공업체에 10억 달러를 지원하고 경쟁 위반 사항을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수입된 고기라도 미국에서 가공만 하면 미국산으로 표기하는 현행 규정에 대해 농무부가 전면적 검토에 들어갔다며 원산지 표기 규정 강화를 시사했다.

이는 모두 대형 육류가공 업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이들에게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에서 육류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6%가 올랐고 특히 소고기 가격은 같은 기간 20.9%가 올랐다. 백악관에 따르면 대형 육류가공 업체 4곳이 소고기 시장의 85%, 돼지고기 시장의 70%, 가금류 시장의 54%를 장악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이들의 이익은 120% 증가했다는 것이 백악관의 자체 분석이다. 육류업계는 그러나 이같은 백악관의 분석이 정확하지 않으며, 대형 육류업체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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