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요양요원 폭행에 장기요양급여 제한은 '인간다운 삶' 위협"

/사진제공=픽사베이/사진제공=픽사베이




수급자와 그 가족이 요양보호사 등에게 폭행이나 폭언 등을 해 유죄가 확정된 경우 장기요양급여를 제한하는 것은 인권적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4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일부 내용을 두고 "과잉금지원칙, 자기책임의 원리와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한다"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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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수급자나 수급자 가족이 장기요양요원에게 폭언·폭행·상해 또는 성희롱·성폭력 행위를 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수급자의 장기요양급여를 제한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장기요양기관에 소속돼 노인의 신체·가사활동 지원 업무를 하는 요양보호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장기요양요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인권위는 "장기요양급여 수급권은 수급자에게 개인위생 관리, 신체기능 유지·증진, 식사보조, 목욕 등 생명유지 활동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존의 권리와 직결되는 중요한 권리"라며 장기요양급여 제한은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어 "수급자 본인의 행위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행위로도 장기요양급여를 제한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장기요양급여 제한의 핵심적 요소인 가족의 범위도 규정하고 있지 않아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권위는 "장기요양요원들이 수급자와 그 가족에 의한 폭행·성희롱 등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장기요양요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시급한 과제"라며 2020년 인권위의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토대로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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